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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기차 수직계열화...타이어 빼고 다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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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기차 수직계열화...타이어 빼고 다 만든다

LG전자, 이노텍과 함께 전장·파워트레인 집중
美 충전 솔루션 표준화에 본격 사업 진출 선언
화학계열사들은 소재부터 배터리까지 일관체제
완성차 시장 진출 계획 없어, 부품산업에 집중
LG전자가 2015년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구조. 전장을 비롯해 배터리팩시스템,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가 2015년 공개한 전기차 플랫폼 구조. 전장을 비롯해 배터리팩시스템, 파워트레인, 엔지니어링 시스템을 구현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뉴시스
LG그룹의 주력산업이 전기차 관련 산업으로 집중되고 있다. 그룹 내 주력 계열사들이 전기차와 관련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에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에 공언했던 '선택과 집중' 전략이 전기차 사업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 주요 계열사들은 전기차 관련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사실상 완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타이어를 제외하고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 관련 사업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기업은 LG전자다. LG전자는 최근 전기차 충전사업을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하고 사업화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2018년 신설한 A&B(Automotive & Business Solution)센터를 통해 연구해왔던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활용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GS칼텍스와는 2020년부터 서초구의 한 주유소를 선정해 솔루션을 시범 운영 중이다.
외부 상황도 긍정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 초 완성차업체 대표들과 관련부처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 5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차 충전 솔루션의 표준화를 제기한 것이다.

미국 교통 관련 부처는 이미 3년 전부터 표준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진척이 매우 느린 상황이다. 완성차업체들이 직접 전기차 충전 솔루션 개발에 나서는 이유다.

LG전자가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미래 먹거리로 정한 데에는 이런 점이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에서 전기차 충전 표준화를 완성할 경우 글로벌 시장지배력을 확고하게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와 마그나인터내셔널이 합작해 설립한 LG마그나파워트레인. 사진=LG전자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와 마그나인터내셔널이 합작해 설립한 LG마그나파워트레인. 사진=LG전자

이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글로벌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와 LG마그나파워트레인을 설립해 전기차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파워트레인 개발에도 나선 상태다. LG마그나파워트레인은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 구동시스템 등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이미 실력을 검증받아온 자동차전장사업 부문도 LG전자의 주력사업부문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특히 자동차 통신 부품(텔레매틱스컨트롤유닛·TCU)은 출하량 기준 세계 1위로 올라섰다.

LG전자가 완성된 부품을 만들어 전기차 업체들에게 공급해주는 업체라면 LG이노션은 부품사들의 부품사다. LG전자가 만드는 전기차 관련 부품들에 사용되는 부품을 제조 공급하고 있다. LG마그나파워트레인이 만들고 있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구동모터에 LG이노텍의 현가용 모터를 납품 중이며 컨버터도 들어간다. LG전자 VS사업부의 전장 시스템에 사용되는 모듈도 납품 중이며, 차량의 헤드램프를 제조하는 ZKW는 LG이노텍의 광학장비를 사용하고 있다.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배터리 관련 사업을 맡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 팩 제조에 사용되는 소재를 생산하면 LG에너지솔루션이 이를 납품받아 배터리팩을 완성하는 구조다.

이밖에도 LX그룹으로 넘어갔지만, LG화학에서 출발했던 LX하우시스가 차량용 내외장재를 만들고 있으며, LG CNS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솔루션을, LG유플러스는 자율주행과 차량통신 관련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타이어를 제외한 전기차의 거의 모든 분야를 LG그룹 내에서 만들고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월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박람회에서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된 GM허머 차량을 전시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3월 강남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박람회에서 파우치형 배터리가 장착된 GM허머 차량을 전시했다. 사진=뉴시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테슬라처럼 완성차 시장에 진출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일본의 글로벌 전자기업인 소니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2에서 '소니 모빌리티'를 설립해 전기차 사업에 진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LG그룹은 완성차 시장과는 거리를 두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완성차를 직접 제조하지 않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부품업체인 보쉬나 콘티넨탈, 덴소처럼 초일류 부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완성차시장에 진출할 경우 고객사들에게 경쟁자로 인식될 있다"면서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높은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부품을 개발해 고객사들과의 협업관계를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종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eojy7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