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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금조달 시장 경색…기업들 '디폴트'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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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자금조달 시장 경색…기업들 '디폴트' 위기 고조

회사채 수익률 2배 올라 6%대
신용등급 강등 건수 2000건 비상
내년 채무불이행·파산 속출 예상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1년 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뛰면서 기업들이 자금 조달을 하지 못해 위기에 몰리고 있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쇄 금리인상으로 회사채 수익률이 급등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자금 조달에 비상사태를 맞았다.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미국 회사채 수익률은 현재 6%대로 1년 전에 비해 두 배가량 뛰었다. 이는 곧 기업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2배의 이자를 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신용등급이 높은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들은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벼랑 끝 위기에 처해 있다고 NYT가 전했다.

미국에서 아직 기업의 파산이나 채무불이행 비율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연준이 금리인상을 멈추지 않고 있고,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일부 기업들이 내년에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것이라는 게 월가의 분석이다. 특히 소매업, 제조업,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예상돼 이들 관련 업종 기업들이 자금 조달 위기를 맞았다.

미국의 일부 유명 소매 체인은 파산보호 신청을 했거나 파산 위험에 노출돼 있다. 화장품 소매 체인 레브론, 약국 체인 라이트 에이드, 가정용품 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가 그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월가는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또는 인상 중단을 기대하고 있으나 연준의 고위 관계자들은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연준에서 '매파'로 평가받는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양호하게 나왔지만, 이것은 주목했던 데이터 중 하나일 뿐이고 금리인상의 길이 아직 멀리 남았다고 말했다. 15일 월러 이사는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금 계속 상승할 것이고, 인플레이션이 목표(2%대)에 근접할 때까지 한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7.7%로 9월의 전년 동기 대비 8.2% 상승에 비해 그 폭이 줄었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올해 마지막으로 12월 13, 14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75bp(1bp=0.01%)가 아니라 50bp 인상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금리를 계속 올림에 따라 시장의 유동성 줄어들고, 기업들의 차입비용이 늘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WSJ은 지난달 기업들의 월가 자금 조달이 10여 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저금리 시기에 조달했던 막대한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 증가로 일부 기업들이 재정난에 처해 있다. 미국 기업들은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던 지난 10년간 10조 달러가 넘는 자금을 빌렸다. 신용평가사 피치에 따르면 북미 기업들은 늘어나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올해와 내년 2000억 달러를 마련해야 할 것으로 추산됐다. 브루스 리처드 마라톤 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보고서에서 “2023~2024년 사이 기업 신용등급 강등 건수가 2000건에 달하고, 200건의 디폴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미국 기업의 내년 상반기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디스는 자금 조달 비용 증가와 함께 인플레이션 파장, 수요 감소로 디폴트에 처하는 기업들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무디스는 “최고 등급 바로 아래 단계인 ‘투자 등급(investment-grade)’으로 강등당하는 기업이 올해 9월에 2.3%에서 내년 9월에는 7.9%로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채권 시장 투자에 대해 엇갈린 전망이 나온다. 분산 투자의 대명사로 통하는 주식 60% 채권 40% 투자 전략이 100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60:40 포트폴리오를 추종하는 iShares Core Growth Allocation ETF(AOR)는 연초 대비 15% 이상 급락했다. 그러나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 체이스의 존 빌턴 글로벌 전략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주식 60% 채권 40%의 연간 수익률이 향후 10~15년 동안 약 7.2%를 기록할 것”이라고 장밋빛으로 전망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