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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SVB 은행 " 머스크 인수" 뉴욕증시 테슬라 비트코인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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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SVB 은행 " 머스크 인수" 뉴욕증시 테슬라 비트코인 휘청

일론 머스크 SVB 인수 후 "디지털 뱅크" 전환
일론 머스크 테슬러 창업주. 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러 창업주.
채권 투자로 파산한 SVB은행을 "머스크가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미국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가상 암호화폐도 흔들리고 있다.

12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와 관련해 SVB 인수 시나리오에 '열려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머스크는 파산한 SVB를 트위터가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거론되자 "그 생각에 열려 있다(I'm open to the idea)"는 트윗을 올렸다. 한 IT 업체 대표가 "트위터가 SVB를 사들여 디지털 은행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트윗을 올리자 머스크가 댓글로 화답했다.

일론 머스크는 전기차 테슬라를 경영하면서 트위터를 전격 인수해 경영 중이다.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좌충우돌한 데 이어 이번엔 미 스타트업 돈줄이던 SVB 파산에도 참견하려는 듯한 언급을 내놓자 테슬라 투자자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과정에 테슬라 주식 40억 달러를 매도했다. 머스크가 테슬라 주식을 매각한 이후 주가는 17개월 만에 200달러 이하로 추락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10일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을 이유로 SVB를 폐쇄했다. 그러면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파산 관재인으로 임명했다. 미국 16위 은행인 SVB가 무너진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문을 닫은 저축은행 워싱턴뮤추얼 이후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미국 스타트업의 '돈줄' 실리콘밸리은행이 붕괴하면서 IT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실리콘밸리 투자가들은 SVB를 다른 은행이 인수하도록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SVB의 총예금 중 예금 보호 한도 25만 달러를 넘어서는 예치금은 전체의 80% 수준이다. 예금자 대부분이 스타트업인 상황에서 이들의 자금이 묶이게 되면 줄도산과 대량 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총예금이 2500억 달러(약 330조원) 미만의 중견 은행에 대한 신뢰도 떨어뜨릴 수 있다. 뉴욕증시에서는 "파월은 어디에 있나? 옐런은?"이라며 파월과 옐런의 신속한 개입과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JP모건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가 월요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SVB를 인수하지 않거나 SVB 예금 전체를 정부가 보증하지 않으면 예금 보호가 안 되는 모든 예금을 인출하는 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SVB에 구제금융 도입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비등하고 있다. SVB 인수자를 찾지 못한다면 정부가 직접 예금자 보호에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자 사이먼 존슨은 "사실 지금으로선 모든 선택은 나쁜 선택"이라면서도 "이런 구제금융 확대를 원치 않겠지만, 이를 시행하지 않으면 예측 불가능한 대규모 뱅크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연준 등 관계 기관과 만나 SVB 사태 대책을 논의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지 않았다. FDIC는 '샌타클래라 예금보험국립은행'(DINB)이라는 법인을 세워 SVB의 기존 예금을 모두 새 은행으로 이전하고, SVB 보유 자산의 매각을 추진한다. 영국 정부도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에 따른 IT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응에 나섰다.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은 성명을 발표하고 "영국의 가장 유망한 기업들에 미칠 피해를 피하거나 최소화하겠다"며 "SVB 고객들의 단기 운용자금이나 유동성 수요가 충족되도록 바로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헌트 장관은 이르면 13일에 SVB 거래 기업 유동성 지원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헌트 장관은 이와 관련해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의 앤드루 베일리 총재와 리시 수낵 총리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수낵 총리와 헌트 장관은 영국을 제2의 실리콘밸리로 만들고 싶다고 밝히는 등 IT산업 육성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영국 IT 기업 대표 250여 명은 전날 SVB 파산으로 동반 도산 위협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며 정부에 개입을 촉구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