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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류요일렉트로, 로봇 AI 학습용 '디지털 가상공간' 구축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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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류요일렉트로, 로봇 AI 학습용 '디지털 가상공간' 구축 본격화

엔비디아와 협력해 물리적 AI 시대 대비…가상환경서 로봇 먼저 훈련시켜
제조·서비스 현장 적용 앞두고 시뮬레이션 인프라 선제 투자
일본 IT 유통기업 류요일렉트로가 로봇과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물리적 AI)' 시대를 대비해 가상공간에서 로봇을 미리 훈련시키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IT 유통기업 류요일렉트로가 로봇과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물리적 AI)' 시대를 대비해 가상공간에서 로봇을 미리 훈련시키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이미지=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일본 IT 유통기업 류요일렉트로가 로봇과 기계가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는 '피지컬 AI(물리적 AI)' 시대를 대비해 가상공간에서 로봇을 미리 훈련시키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일본 IT 전문매체 임프레스는 29(현지시각) 류요일렉트로가 반도체 설계기업 엔비디아, 로봇기업 아바타린과 손잡고 디지털트윈 플랫폼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디지털트윈이란 현실 세계의 공장이나 물류창고, 매장 등을 컴퓨터 속 가상공간에 똑같이 만들어놓은 것을 말한다. 마치 게임 속 가상도시처럼 실제 건물과 기계, 사람의 움직임까지 그대로 재현한다. 이 가상공간에서 로봇 AI를 먼저 훈련시킨 뒤 실제 현장에 투입하면 시행착오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류요일렉트로가 구축하는 인프라는 바로 이런 가상훈련장을 만들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컴퓨터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데이터 생성 기술 등을 뜻한다.

류요일렉트로는 지난해 8'디지털트윈용 류요 AI 테크메이트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이 디지털트윈을 도입할 때 필요한 인력 교육, 기술 파트너 연결, 개발 지원, 컨설팅 등을 제공한다. 202412월부터 운영해온 생성형 AI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한 것이다.

가상공간 시뮬레이션으로 학습 데이터 부족 해결


피지컬 AI는 챗GPT 같은 생성형 AI, 업무를 대신 처리하는 에이전트 AI에 이어 새로운 흐름으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과 센서 장치를 통해 사람과 환경에 직접 작용하며, 현장 인력 부족과 고객 서비스 개선 같은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 AI를 가리킨다.

류요일렉트로가 디지털트윈에 주목하는 이유는 피지컬 AI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때문이다. 문서나 이미지를 다루는 생성형 AI는 인터넷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구할 수 있다. 하지만 피지컬 AI는 실제 물리적 공간에서 로봇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공장 바닥에서 로봇을 직접 움직이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방식만으로는 충분한 학습 데이터를 모으기 어렵고, 사고 위험도 크다.

디지털트윈을 활용하면 가상공간에서 수천 번, 수만 번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 로봇을 훈련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물류창고에서 로봇이 상자를 옮기다 사람과 부딪히는 상황, 갑자기 장애물이 나타나는 상황 등을 가상으로 재현해 대응법을 학습시킨다. 실제 현장에서는 위험하거나 비용이 많이 드는 시나리오도 가상에서는 얼마든지 반복 훈련할 수 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디지털트윈을 고성능 컴퓨팅, 엣지 장치와 함께 피지컬 AI에 필수적인 '세 가지 컴퓨터' 중 하나로 꼽았다. 류요일렉트로 솔루션 사업부 총괄 아오키 요시유키는 "피지컬 AI 도입을 앞두고 인프라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일본 기업들이 인력 부족과 피지컬 AI 이해 부족으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제조·서비스 현장 적용 본격화…한국도 관련 투자 확대


류요일렉트로는 기존 엣지 장치와 AI 모델 학습 환경 외에 디지털트윈을 제품 라인업에 추가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종합 지원을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피지컬 AI가 자동차 공장, 반도체 제조라인 같은 제조업뿐 아니라 호텔, 매장, 물류센터 등 서비스 산업 전반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피지컬 AI 시장이 앞으로 5년간 해마다 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제조 현장 자동화, 물류창고 로봇 운영, 서비스 로봇 확산 등이 주요 성장 동력이다.

한국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공장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해 설비 가동률을 높이는 실험을 진행했다. 현대자동차는 싱가포르 공장에 디지털트윈을 구축해 생산라인을 가상으로 시뮬레이션한 뒤 실제 공장에 적용하고 있다. 네이버는 자율주행 로봇 개발에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 중이다.

정부도 지난해 발표한 '국가 AI 전략'에서 제조 현장의 AI 로봇 도입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스마트 공장 보급 사업에 전년보다 20% 늘어난 예산을 배정하며 디지털트윈 기반 AI 시스템 구축을 지원할 계획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