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AI칩 품질 평가서 '최고' 판정, 내년 상반기 공급 청신호
미국 테일러 2nm 공장 월 5만장 증산…TSMC 추격 가속도
미국 테일러 2nm 공장 월 5만장 증산…TSMC 추격 가속도
이미지 확대보기샘모바일과 Wccf테크는 29일(현지시각) 삼성의 반도체 사업 전반에 걸친 약진을 연이어 보도했다.
HBM4 12단, 엔비디아 테스트서 '최우수' 평가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가속기 루빈에 탑재될 HBM4 12단 칩 평가에서 삼성 제품이 가장 빠른 속도와 높은 전력효율을 보인다고 판단했다. 루빈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현재 마이크론과 삼성, SK하이닉스 3개 업체가 대량생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에 HBM4 시스템인패키지(SiP) 진행 상황을 논의하기 위해 직접 연락했으며, 품질 테스트 통과 사실을 알렸다. 엔비디아는 내부 예상을 크게 웃도는 물량을 요청했는데, 삼성 HBM4가 마이크론 제품보다 성능이 뛰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삼성 HBM4는 핀당 전송속도 11Gbps(초당 기가비트)를 달성했다. 이는 엔비디아가 루빈 플랫폼에서 요구한 표준 사양 10Gbps를 뛰어넘는 수치다. 특히 삼성은 10나노미터(nm) 6세대(1c) D램 공정을 선제적으로 적용했다. 마이크론이 한 세대 전인 1b(5세대) D램을 기반으로 하는 것과 비교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한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세계 최고 속도를 구현했다"며 11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은 내년 상반기부터 엔비디아에 HBM4 모듈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AI 가속기 출시 6~7개월 전에 HBM 납품이 완료되는 만큼, 삼성이 내년 2분기부터 본격 공급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업체들은 삼성이 HBM4 개발과 생산, 출하 일정에서 경쟁사보다 3개월가량 늦었다고 분석했지만, 성능 우위가 확인되면서 시장 지위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HBM 시장에서 삼성은 최근 마이크론을 제치고 2위 자리를 되찾았다. SK하이닉스가 시장점유율 57%로 1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삼성의 HBM4 성능이 입증되면서 시장판도 변화 가능성이 커졌다.
美 테일러 공장, 2nm 생산 전환
TSMC가 미국 공장에서도 첨단 기술이전을 제한하는 가운데, 삼성의 전략 변경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는 계기로 평가된다. ASML 직원들이 극자외선(EUV) 장비 설치를 완료하면서 생산 전환 작업이 본격화됐다.
테일러 공장의 초기 생산 목표는 월 2만 장이었으나 5만 장으로 상향 조정됐다. 삼성은 첫 2nm GAA 칩셋인 엑시노스2600의 양산 수율이 50%에서 출발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4nm 공정 대신 2nm 생산 설비를 확충한 것이 TSMC의 초기 2nm 생산 규모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은 2027년까지 테일러 공장의 월 생산능력을 10만 장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미 테슬라와 165억 달러(약 23조6600억 원) 규모의 차세대 자율주행 칩 AI6 제작 계약을 체결했으며, 중국 암호화폐 장비 제조업체 2곳의 2nm GAA 주문도 확보했다. 다만 중국 업체 물량은 본사에서 생산할 가능성이 높다.
테일러 공장은 2세대 2nm GAA 노드의 주요 생산 기지 역할도 맡을 전망이다. TSMC가 올해 초 새 제조 공정의 기본 설계를 완료했다고 밝힌 가운데, 삼성은 3세대 2nm GAA 변형인 SF2P+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공정은 2년 안에 상용화될 예정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이 HBM4 성능 우위와 미국 내 2nm 생산 체제 구축을 통해 반도체 경쟁력 회복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메모리와 파운드리 두 분야에서 동시에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TSMC와 SK하이닉스를 겨냥한 추격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