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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2층이 통째로 다이소? 서울내 두번째 규모 매장 명동역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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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12층이 통째로 다이소? 서울내 두번째 규모 매장 명동역점 가보니

방문객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식품 매장·캐릭터 매장 등 인기
쇼핑을 레저처럼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

다이소 명동역점 전경. 맞은편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다이소 명동역점 전경. 맞은편 공항버스 정류장에서 승객들이 줄지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 22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의 다이소. 지난해 3월 폐점한 뒤 1년만에 문을 연 다이소 명동역점은 지하철 4호선 입구를 나오자마다 '와~'라는 탄성이 저절로 나올만큼 건물 크기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12층 모두 다이소 제품들로 채워진 500평 규모의 이곳은 다이소 매장이라기보단 기업 사옥처럼 느껴질 정도다.

지난 1일 재오픈한 다이소 명동역점은 '관광객들의 성지' 명동 한복판에 위치해서인지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외국인들로 가득차 있었다. “노 모어 푸드, 노 모어 푸드(No more food. No more food).” 5층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큰 소리로 울려퍼지는 한 직원의 목소리는 식품·일회용품 매장 매대에서 막 상품을 집어든 손님을 제지한 것이었다.
대만에서 왔다고 밝힌 손님은 제품 하나하나마다 사진을 찍으며 쇼핑백 가득 과자와 간식류를 담고 있었다. 매장 직원은 “상품이 너무 많이 나가서 재고 확인과 진열에 어려움이 있다”며 “한 종류 상품을 너무 많이 가져가는 고객에게는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데믹으로 되살아난 명동상권에 우뚝 솟은 다이소 명동역점

평일 오전임에도 5층 식품 매장은 손님으로 붐볐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평일 오전임에도 5층 식품 매장은 손님으로 붐볐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다이소 명동역점이 지난 1년간 긴 겨울잠을 자고 깨어났다. 1년 전에 비해 규모를 키우고 콘셉트를 재정비해 재탄생했다. 총 500평 규모로 강남고속버스터미널점에 이어 서울에서 두 번째로 큰 매장으로 기존 1층에서 5층까지 사용하던 매장을 확장, 건물 한채를 통째로 사용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층마다 차별화한 디자인으로 쇼핑을 레저처럼 즐길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만들어 라이프스타일 체험 공간으로 진화시킨 모습이었다. 특히 엔데믹으로 명동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큰 규모의 매장을 명동에 오픈시킨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다이소 명동역점 전층을 통틀어 가장 많은 손님이 붐비는 곳은 5층 식품·일회용품 매장. 한국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지인에게 선물할 만한 가벼운 선물을 사러 식품 매장을 찾는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오사카에서 왔다고 밝힌 여행객은 “오늘 일본으로 돌아가는데 출국 전 잠시 들러 둘러보는 중이다. 가볍게 선물할 간식 종류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방문객들은 컵라면·컵밥 등 간편식과 각종 스낵류에서 육포나 꿀땅콩같은 안주류까지 다양한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김은 전용 매대를 따로 만들어 둘 정도였다.

매장 직원은 물건을 찾는 외국인 손님을 안내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다. 튀니지에서 온 무하마드 씨가 상품 위치를 물어보자 직원 3명이 함께 모여 무슨 상품을 찾는지 확인하려 애썼다. “아, 쌀국수! 라이스, 라이스누들(Rice, Rice Noodle).” 어렵사리 의사소통에 성공하자 직원과 손님 모두 밝은 미소를 지었다. 무하마드 씨는 “모든 상품이 마음에 든다. 좋은 가격(Good price)에 다양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어서 좋다”고 웃음 지었다.

‘폴라폴라 스티커 제작소’ 앞에 방문객이 모여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폴라폴라 스티커 제작소’ 앞에 방문객이 모여있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카와이!’ 하고 소리치는 곳을 찾아가보니 자판기로 보이는 기계 앞이었다. 3층 문구·디지털 매장에 배치된 ‘폴라폴라 스티커 제작소’였다. 자신의 이름이나 특정 문구를 직접 꾸민 뒤 출력해 폴라로이드 사진 등에 붙이는 스티커였다. 꽤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자판기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스티커가 출력될 때마다 즐거워하는 웃음 소리가 들렸다.

나고야에서 온 메이 씨와 루이 씨는 “K-POP 아이돌을 좋아해서 캐릭터 카드를 많이 샀는데, (스티커로) 귀엽게 꾸밀 수 있어 마음에 든다”며 “다른 귀여운 물건도 많이 샀다”며 ‘뽀로로 인형’ 등을 자랑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온 트로이 씨는 “딸이 평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아 다이소도 알게 됐다”며, “캐릭터 쿠션, 여행용 가방 등 다양한 상품을 구매했다. 매장 곳곳에서 한국 문화가 느껴져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 ‘가성비 만물상’에서 ‘복합문화공간’으로


다이소 명동역점은 층마다 상품에 맞춘 다양한 테마로 매장을 꾸며 '쇼핑을 레저처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다이소 명동역점은 층마다 상품에 맞춘 다양한 테마로 매장을 꾸며 '쇼핑을 레저처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여러 물건을 다양하게 구매하는 손님도 많았지만 상당수 관광객은 의외로 ‘그냥 매장을 둘러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품을 굳이 구매하지 않더라도 꼼꼼히 살피며 ‘아이쇼핑’을 하거나 매장 곳곳에 꾸며진 특색 있는 공간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다양한 종류의 생필품을 저렴한 가격에 한 장소에서 구매한다’는 다이소에 대한 기존 인식과 달리 ‘쇼핑 자체를 즐기는’ 관광객이 많았다.

특히 다이소 명동역점은 매장을 간단히 살피며 올라갔는데도 12층에 다다르니 시간이 꽤나 지나 있었다. 개별 층 규모는 작은 편이나 층수가 많다 보니 매장을 둘러보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그럼에도 크게 지루한 느낌은 들지 않았다. 층마다 각자 다른 테마로 꾸며져 매장을 둘러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엘리베이터 옆에는 포토존과 쇼룸 등 다이소가 제안하는 제품들이 전시돼 눈길을 끌었다.

매장을 찾은 방문객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었다. 주로 일본에서 온 관광객이 많았다. 이 외에도 미국, 호주, 대만, 싱가포르 등 각지에서 온 관광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오히려 한국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매장 직원은 “오후에도 손님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이라며 “주로 캐릭터 상품이나 식품류를 많이 구매해간다”라고 전했다.

매장 맞은편 공항버스 정류장에는 승객들이 길게 줄을 서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명동 인근 골목에도 인파가 상당했다. 길가에 있는 음식점은 점심시간을 맞아 손님들로 붐볐다. 몇몇 음식점은 가게 밖까지 대기줄이 이어질 정도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직격탄을 맞았던 명동 상권이 전반적으로 활기를 되찾고 있었다. 다이소 명동역점도 기존 ‘1000원샵’ 이미지를 깨고 ‘복합문화공간’으로 재단장하며 돌아온 관광객을 성공적으로 유인하는 모습이었다.

다이소 관계자는 “명동 상권은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다양한 연령층의 고객이 방문하는 만큼 그에 맞춰 상품을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매장 판매 데이터와 현장 직원 의견, 고객 목소리를 모두 취합해서 고객이 더 편리하고 재밌게 쇼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전했다.


김성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jkim91@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