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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샤오미 이어 구글도 '인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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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샤오미 이어 구글도 '인도행'

미-중 갈등 적은 인도로 눈 돌리는 ICT 기업들
구글 픽셀 8, 내년부터 인도서 생산
삼성전자와 애플도 인도 생산비중 늘려
구글이 내년부터 인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픽셀 8'.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샤오미, 구글까지 인도 생산을 늘리거나 참여하는 등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고 있다. 사진=구글이미지 확대보기
구글이 내년부터 인도에서 생산하는 스마트폰 '픽셀 8'.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샤오미, 구글까지 인도 생산을 늘리거나 참여하는 등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중국에서 인도로 바뀌고 있다. 사진=구글
줄곧 세계 스마트폰 생산기지 역할을 하던 중국이 세계 1위 스마트폰 생산국 지위를 놓치게 될 전망이다. 중국 기업의 스마트폰은 중국 내 생산 비중에 큰 변동이 없지만,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까지 '탈중국'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구글도 자체 브랜드인 픽셀(Pixel) 스마트폰을 내년부터 인도에서 생산하기로 해 탈중국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구글은 19일(현지 시간) 인도에서 플래그십 픽셀 스마트폰을 제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발표 내용에 따르면 구글은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인도에서 픽셀 8을 생산하기 시작하고 2024년에 기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구글 포 인디아(GoogleForIndia)' 이벤트에서 구글의 기기 및 서비스 책임자 릭 오스테로(Rick Osterloh)는 "구글은 인도 현지에서 스마트폰을 제조할 계획을 공유했으며, 2024년에 첫 번째 기기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구글과 모회사인 알파벳 CEO 순다르 피차이 역시 엑스(前 트위터)에 "우리는 인도의 디지털 성장에 있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메이크 인 인디아'에 대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라고 포스팅했다.
구글이 인도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함에 따라 글로벌 ICT 업체의 모든 스마트폰이 인도에서 만들어지게 됐다.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도 인도에서의 생산량을 크게 늘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인도 생산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베트남에서의 생산에 집중해 왔으나 2021년 하반기 코로나19로 베트남 지역이 봉쇄되면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자 생산기지를 다각화해 특정 지역에서의 생산 비중이 30%를 넘지 않도록 분산시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1년 인도에서 스마트폰 제조량 점유율이 17.4%에서 지난해 21.3% 점유율로 증가했다.

초기에는 저렴한 보급형 스마트폰 위주로 생산했지만 이제 삼성전자는 인도에서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생산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은 종전에 중저가형 스마트폰인 갤럭시A, M 시리즈를 생산했지만 올해부터 플래그십 제품인 갤럭시 S, Z 시리즈의 생산 비중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애플도 인도에서의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애플 제품 대부분을 수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은 줄곧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다 2017년부터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첸나이 공장에서 이전 버전의 아이폰을 생산해왔다.

그러나 애플도 코로나19를 겪고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애플 기기의 생산량 일부를 중국 외 지역으로 이전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보급형 모델 중심으로 생산했지만 현재는 아이폰14와 더불어 아이폰15도 인도에서 생산하고 있다.
또 다른 애플 수탁 생산 업체인 대만 페가트론과 위스트론도 인도 공장에서 아이폰 15를 생산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페가트론은 현재 인도에서 애플의 연간 아이폰 생산량의 10%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인도는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업체들과도 계약을 맺고 다수의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등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처럼 인도가 스마트폰 제조국으로 각광받는 이유는 저렴한 노동력, 우수하고 젊은 연구개발(R&D) 인력 등이 두루 작용했다. 게다가 인도는 세계에서 둘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이면서 중국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스마트폰 판매량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다. 최근 인도 중산층의 수입이 증가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와 애플 아이폰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판매량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인도 정부는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 때문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팀 쿡 애플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모두 인도를 방문하거나 인도에 거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한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인도가 전 세계 휴대전화의 약 22%를 수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상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ho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