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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판매량 따라잡은 비야디, 실속도 챙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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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테슬라 판매량 따라잡은 비야디, 실속도 챙겼나

비야디의 주요 순수전기차 라인업. 사진=비야디이미지 확대보기
비야디의 주요 순수전기차 라인업. 사진=비야디
테슬라가 그동안 고수해온 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라는 타이틀을 지난해 4분기 기준으로 중국 비야디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순수전기차를 포함한 비야디의 지난해 4분기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52만6409대로 집계돼 테슬라의 48만4507대를 제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야디가 명실상부하게 테슬라를 따라잡은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고 AP통신이 4일(현지 시간) 전했다.

순수전기차 기준으로는 여전히 테슬라에 못 미쳐


AP에 따르면 중국승용차협회(CPCA)는 비야디가 테슬라를 제칠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으로 비야디가 시걸(Seagull)과 돌핀(Dolphin) 등 소형차 중심의 저렴한 전기차 모델을 집중적으로 내놓은 것이 주효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비야디의 지난해 총매출은 160만 대에 달해 전년 대비 73%의 판매량 증가율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테슬라의 지난해 판매량 증가율은 38% 수준이었다.

다만 2023년 전체적으로는 테슬라의 총판매량이 180만 대에 달해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테슬라가 1위 자리를 지킨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비야디가 테슬라를 제친 4분기 판매 실적은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PHEV)를 합친 것이란 점에서 테슬라를 제대로 따라잡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BEV는 엔진 없이 100% 전기로만 구동되는 좁은 의미의 전기차라면, PHEV는 배터리의 전기 동력으로 주행하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엔진과 배터리의 전기 동력을 동시에 사용해 운행하는 넓은 의미의 전기차다.

비야디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비야디가 지난달 전 세계적으로 팔아치운 전기차 가운데 BEV는 19만754대였고, PHEV는 14만9224대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BEV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70% 늘어난 반면, PHEV 판매량은 22% 증가하는 데 그쳐 BEV의 비중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것은 맞는다.

테슬라가 꽉 잡고 있는 세계시장까지 공략하는 것이 숙제


AP는 비야디의 전기차가 주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팔려 왔다는 점에서 내용상으로도 테슬라의 자리를 빼앗았다고 보기에는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는 유로존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업계 선두를 지키고 있는 테슬라와 여전히 비교되는 측면이라며 AP는 이같이 전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대한 지배력 기준으로는 비야디 입장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얘기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가운데 하나인 피치레이팅스의 징 양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부문 이사는 AP와의 인터뷰에서 “비야디의 전기차는 대부분 중국 시장에서 팔린 것”이라면서 “비야디의 세계 시장 진출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는 있으나 이미 터줏대감의 자리를 꿰찬 테슬라의 장벽을 넘기에는 아직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비야디의 발표에 따르면 비야디가 지난해 해외시장에 수출한 전기차는 24만2765대로 전년과 비교해 4배 이상 실적이 급증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