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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에서 로봇 근육까지… 中 ‘폴리폴리머’, 초고속 3D 프린팅으로 제조 혁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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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에서 로봇 근육까지… 中 ‘폴리폴리머’, 초고속 3D 프린팅으로 제조 혁명

독자적 ‘HALS’ 기술로 기존 대비 100배 빠른 인쇄 속도 구현
샤오펑(Xpeng) 휴머노이드 로봇의 ‘생체 근육’ 제작… 디즈니·삼성과도 협력
폴리폴리머는 초고속 3D 프린팅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사진=폴리폴리머이미지 확대보기
폴리폴리머는 초고속 3D 프린팅 기술을 전문으로 한다. 사진=폴리폴리머
중국의 한 스타트업이 3D 프린팅 기술을 단순한 시제품 제작을 넘어 대량 생산과 첨단 로봇 산업의 핵심 공정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장쑤성 쑤저우에 본사를 둔 폴리폴리머(PollyPolymer)는 혁신적인 소재 기술과 초고속 프린팅 기법을 결합해 운동화 밑창부터 휴머노이드 로봇의 근육까지 생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29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 휴머노이드 로봇의 숨은 공신 ‘바이오닉 근육’


최근 중국 자동차 제조사 샤오펑(Xpeng)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로봇은 실제 사람과 흡사한 움직임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 로봇의 유연한 움직임을 가능케 한 비결은 폴리폴리머가 개발한 3D 프린팅 ‘생체 근육’에 있다.

로봇 근육은 높은 탄성과 열 방출, 내마모성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폴리폴리머는 분자 구조를 수정해 피부와 유사한 질감을 유지하면서도 300% 이상의 신장률을 기록하는 고성능 소재를 공급했다.

샤오펑 외에도 유비텍(UBTech)의 관절 쿠셔닝 키트, 엔진AI(EngineAI)의 통합 발 키트 등 중국 내 20여 개 주요 로봇 기업과 공동 R&D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 100배 빠른 ‘HALS’ 기술… 신발 시장의 게임 체인저


재료 전문가 왕원빈 회장이 2017년 설립한 이 회사는 독자적인 ‘방해 비동기 광합성(HALS)’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전통적인 3D 프린팅 방식보다 인쇄 속도를 최대 100배 향상시켜 대량 생산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재 매출의 60%가 신발 부문에서 발생한다. 스케쳐스(Skechers), 콜 한(Cole Haan)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력해 올해 200만 켤레의 생산 능력을 확보했으며, 2026년에는 이를 두 배로 늘릴 계획이다.

디즈니와의 협업에서는 전통적인 금형 없이 맞춤형 디자인을 3D로 구현해 생산 시간을 70% 단축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삼성전자와 보쉬(Bosch) 등 글로벌 대기업에도 3D 프린팅 프로토타입을 제공해 연구개발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 글로벌 브랜드 ‘폴리팹(PollyFab)’으로 세계 시장 공략


폴리폴리머는 부품 공급을 넘어 자체 소비자 브랜드인 ‘폴리팹(PollyFab)’을 론칭하며 B2C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맞춤형 스니커즈와 액세서리, 홈 데코 제품을 통해 글로벌 청년층을 공략할 예정이다.

현재 매출의 25%를 차지하는 해외 비중을 3년 내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6년에는 미국, 프랑스, 일본 등 주요 국가에 오프라인 매장을 설립해 3D 프린팅 패션의 대중화를 이끌 계획이다.

왕 회장은 "전 세계 신발 시장에서 3D 프린팅 비중은 아직 0.1% 미만이지만, 7년 내에 이를 10%까지 끌어올려 제조업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