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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치·올드머니 사로잡기”… 은행권, ‘밀착형 WM서비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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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치·올드머니 사로잡기”… 은행권, ‘밀착형 WM서비스' 확대

4대銀, 점포 100곳 중 4곳 'PB센터'
금리 인하기·대출 규제 강화 속 '비이자이익 활로'
이은정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본부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플레이스원'(Place1)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하나더넥스트 리더스(LEADERS)' 프로그램 안내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이미지 확대보기
이은정 하나은행 하나더넥스트본부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플레이스원'(Place1)에서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하나더넥스트 리더스(LEADERS)' 프로그램 안내하고 있다. 사진=하나은행
은행권이 프라이빗뱅커(PB)와 자산관리(WM)를 함께 운영하는 방식으로 ‘영리치’와 ‘올드머니’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젊은 나이에 부를 축척한 ‘영리치’와 집안 대대로 부를 축적한 ‘올드머니’를 타깃으로 신수익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들을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70년대생과 여성 수장이 은행 내 WM 그룹를 지휘하며 '밀착형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이 운영하는 PB센터는 총 95곳으로, 전체 점포(2407곳) 중 4%를 차지한다.

5대 은행 가운데 KB국민·하나은행은 각 70년대생 수장이, 우리은행은 유일하게 여성 부행장이 행 내 WM 그룹을 이끌고 있다.
국민은행은 PB와 WM 전문가가 자산 솔루션을 함께 제공하는 ‘골드앤와이즈’ 센터를 서울 강남구를 비롯한 전역에 운영한다. 신한은행은 PB와 WM를 총괄하는 ‘PMW’ 브랜드를 통해 자산가 고객을 관리한다.

하나은행은 초고액 자산가 대상 ‘클럽원’을 통해 WM 서비스를 한다. 우리은행은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 ‘투체어스’에 나아가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투체어스 익스클루시브’를 소수 정예로 운영한다.

‘농민을 위한 금융사’로 알려진 NH농협은행도 강태영 행장의 주문에 따라 최근 WM 사업 강화에 나섰는데, ‘NH올100종합자산관리센터’를 올해 31곳 더 추가해 100곳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약 10년 전만 하더라도 WM의 주 고객은 시니어이며, 부의 대물림은 그의 자녀로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다만 개인의 힘만으로 부의 축적이 가능한 시대가 도래하면서, 은행들도 WM에 익숙하지 않은 젊은 고객들을 사로잡고자 관련 서비스를 늘리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KB금융연구소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부자가 자산을 축적할 수 있던 이유 중 ‘사업소득’이 전체의 32.8% ‘부동산투자’가 26.3%를 각각 차지했다. 전년 대비 각 1.8%포인트(P)씩 늘어난 규모다. 이에 비해 상속·증여(18.3%)는 같은 기간 1.7%P 감소했다.

은행권 PB·WM 서비스는 앞으로도 활발할 전망이다. 내수 부양을 이유로 당분간 기준금리 상향 가능성이 요원해지면서, 고객 수수료를 비롯한 비이자이익을 늘리는 것이 은행권 과제로 떠올랐다.

또 금융당국의 고강도 부동산 대출 규제가 시행된 데다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까지 앞두고 있어 예대마진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에 은행 내부에서도 이견이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3년간 비이자이익이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많이 확대됐다”며 “PB와 WM 영업 강화는 은행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한편 고객과의 신뢰 기반을 구축하는 주요 수단이므로 앞으로도 중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