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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성비 SUV 대표주자로 다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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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기자의 으랏차차]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가성비 SUV 대표주자로 다시 떠오르다

KG 모빌리티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KG 모빌리티 액티언 하이브리드 사진=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최근 KG 모빌리티는 액티언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했던 준중형 SUV를 부활시켰다. 거기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탑재하고 디자인에서부터 주행 질감까지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한 게 액티언 하이브리드다. 토레스 하이브리드에 이어 같은 파워트레인을 액티언에 이식한 것.

지난 11일 KG 모빌리티는 미디어 대상 액티언 하이브리드 시승회를 열었다. KGM 강남 센터에서부터 양평의 한 카페로 왕복 약 100km를 달리는 코스였다.

사실 시승하기 전까지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차는 기대 이상이다. 핵심은 가성비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달고 가솔린 모델 대비 가격차이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쟁 모델만큼이나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 이 차의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뜻이다.

디자인에 대해서 우선 얘기하자면 처음 보자마자 든 생각은 ‘토레스보다 괜찮은데’라는 것이었다. 토레스와는 달리 좀 더 세련된 느낌이다. 전면부는 크롬으로 마감된 거대한 그릴과 날렵하게 디자인된 LED 헤드램프가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각진 디자인은 최근 KGM의 대표 모델인 토레스의 디자인 흐름을 어느 정도 계승하고 있으나, 훨씬 균형 있는 실루엣으로 다듬어졌다. 특히 C필러에서 리어까지 살짝 떨어지는, 어떻게 보면 쿠페형인 루프라인을 채택해 조금은 스포티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연출한다.
후면부의 수직형 LED 테일램프는 특유의 시그니처 역할을 해줬고 뒤에서 봤을 때 더 넓고 낮아 보이는 비율로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다. 차량 전체를 둘러싼 크롬 디테일이나 글로시한 블랙 파츠는 살짝 고급스러움마저 준다.

실내로 들어서면 기대 이상의 깔끔함에 놀란다. 운전석에 앉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와 중앙 디스플레이가 하나의 파노라마 형태로 매끄럽게 이어진 대형 디스플레이다. 운전자 중심으로 배치된 이 구성은 시각적으로도 인상적이며, 주행 중 직관적으로 조작하기 좋았다. 다만, 실제 터치의 반응속도는 경쟁 모델들에 비해 약간 더디다는 느낌. 하지만, 사용하는 데 전혀 불편함은 없다.

시트는 전자식 조절이 가능했고, 퀼팅 패턴을 더한 나파 가죽 소재로 마감되어 있어 고급감도 느낄 수 있다. 특히, 시트는 장거리 운전에도 피로감을 최소화하는 편안한 착좌감인데, 한국 고객을 위한 인체공학적 설계인가 싶기도 했다. 또한, 도어 패널과 센터콘솔에 사용된 우드 트림과 고급 알루미늄 소재는 전체적으로 실내 분위기를 한층 더 고급스럽게 만들어주었는 가니시 역할을 하는 듯했다.

2열 공간은 준중형급 SUV로서는 예상보다 훨씬 더 여유로웠다. 키가 큰 성인이 앉아도 무릎과 머리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며, 뒷좌석 승객의 안락함까지 잘 배려하고 있었다. 특히 뒷좌석 승객을 위한 전용 USB 충전포트와 송풍구가 마련되어 실용성도 만족한다. 트렁크 공간도 VDA 기준으로 668리터를 제공하며, 일반적인 가족의 여행 짐을 싣기에도 부족함이 없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1.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DHT 방식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주행을 시작할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정숙함이다. 저속과 시내 주행 상황에서는 거의 대부분 전기 모터만으로 움직였다. 직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확실히 일본 브랜드의 그것보다 정숙하다는 건 사실이다. 가끔씩 엔진이 개입하는 순간에도 소음이나 진동의 변화가 크지 않아 이질감이 적다. 엔진의 개입이 자연스럽다는 것은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모터를 적극 활용하는 만큼 초반 가속 반응은 민첩하고 경쾌했다. 급가속보다는 부드럽게 속도를 올리는 방식에 최적화되어 있었고,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변경하면 엔진과 모터의 즉각적인 반응성이 두드러졌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았을 때의 달려 나가는 힘은 폭발적이지 않지만, 대신 부드럽게 밀어주는 힘이 더 강조됐다. 일상 주행에서는 오히려 편하고 안정적이다.

실제 주행에서 복합 연비는 리터당 17km 안팎으로, 준수한 효율을 제공했다. 특히, 도심 정체 구간이 많은 시승 코스에서도 연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아 하이브리드의 효율적 이점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 구간으로 진입하면서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주행 특성이 더욱 선명히 드러났다.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올리자 차량의 성격이 또렷이 달라졌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SUV들이 고속주행 시 엔진 소음과 풍절음을 완벽하게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매우 우수한 정숙성을 제공했다.

실제로 100km/h 이상의 고속 영역에서도 실내로 유입되는 풍절음은 현저히 적었고, 노면 소음 역시 잘 억제되어 있었다. 특히 KGM이 적용한 차음재 및 방음 처리 기술 덕분인지, 최근 타본 준중형 SUV 중 가장 뛰어난 방음 성능을 경험할 수 있었다.

액티언 하이브리드의 고속주행 질감은 확실히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빠르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코너를 돌 때도 차체의 흔들림이 적고 무게 중심이 낮게 유지되는 느낌이다. 하체 강성과 무게 배분에 많은 공을 들였다는 걸 짐작해볼 수 있다.

서스펜션은 확실히 토레스보다는 단단한 편이다. 도심에서는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 상태를 그대로 전달하는 듯한 직관적인 느낌을 주지만, 고속도로와 같은 매끈한 도로에서 이 서스펜션 세팅의 진가가 드러난다. 바닥을 묵직하게 잡고 가는 듯한 안정감 덕분에 운전자에게 높은 신뢰감을 제공한다.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이미지 확대보기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 인테리어 사진=KG 모빌리티

핸들링의 경우 조향 반응이 기대 이상으로 민첩하고 정교하다. 특히 급한 코너에서도 스티어링 입력에 따라 정확하게 차체가 움직였고,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일관된 움직임을 보였다. 일반적인 가족 SUV가 아닌, 운전의 재미까지 원하는 소비자에게도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안전 및 편의 사양 측면에서도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KGM의 최신 차량다운 구성을 자랑했다. 시승차에는 최신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가 탑재되어 있었고, 고속도로 주행보조 시스템(HDA)은 매우 자연스럽고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레인 어시스트 기능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은 특히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에서 큰 편안함을 제공해줬다.

또한, 후측방 충돌 경고, 자동 긴급 제동 시스템, 사각지대 모니터링 등 최신 안전 장비들도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계기판과 센터 디스플레이에 연동되는 다양한 경고 시스템 역시 직관적이고 명료하게 정보를 제공했다. 최근 소비자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차량의 안전성 측면에서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었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V2L(Vehicle-to-Load) 기능을 지원하여 캠핑이나 야외 활동 시 외부 전력을 제공할 수 있어 실생활의 유용성을 높였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임에도 이런 부가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상당히 큰 장점이다.

종합적으로 KGM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프리미엄 준중형 SUV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 있는 모델로 평가할 수 있다. 탁월한 디자인과 공간 구성,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고속 안정성, 우수한 정숙성 등은 확실히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이다.

특히 하이브리드 SUV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과 뛰어난 효율을 원하는 고객층, 그리고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실내 마감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다.

일부 아쉬운 부분은 분명 존재하지만, 전체적인 차량 완성도와 브랜드의 전략적 방향성을 생각하면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충분히 시장에서 주목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육동윤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dy33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