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외국계 투자은행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외국계 금융기관 34곳이 제시한 올해 한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30%를 기록했다.
올 초만 해도 한국 GDP 증가율 전망치는 평균 3.50%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후 한달만에 3.40%로 떨어졌다가 지난달 말 또다시 3.30%로 하향 조정된 것이다.
이는 아시아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최하위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 11월부터 7.00%를 유지했고 일본, 말레이시아, 대만도 최근 2~3개월간 성장률 전망치의 변동이 없었다.
인도(+1.60%포인트), 베트남(+0.10%포인트), 필리핀(+0.05%포인트)도 지난달 성장률 전망이 오히려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경우 이는 곧 외국 자본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진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의 현 3.30% 수준의 전망치가 바닥수준이 아니라는 데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하락폭을 거듭하다 올해 한국경제가 2%대 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도 늘어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노무라증권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내렸고, BNP파리바(2.70%)와 IHS이코노믹스(2.90%)도 최근 2%대로 예상치를 낮춰 잡았다.
2%대는 아니지만 JP모건(3.00%)과 씨티그룹(3.10%),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3.10%) 등도 3% 초반대까지 한국 GDP 예상치를 내린 상황이다.
신성환 금융연구원장 역시 최근 “우리 경제상황이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터널로 들어가는 느낌”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환율 전쟁으로 수출이 부진한데다 소비 심리도 살아나지 않으면서 위기는 더욱 확산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세월호 참사 이후 1년이 지났지만 한국의 소비심리가 여전히 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한국의 현 경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올해나 내년 경제성장률이 문제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 경제를 회복하는 방안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은 이민자가 많지 않은 가운데 1980년대 이후 출생률도 떨어져 가파른 생산인구 감소에 허덕이고 있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안재민 기자 jaem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