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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오라클, AI 특수로 3년새 주가 373% 폭등...오픈AI와 3000억 달러 계약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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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분석] 오라클, AI 특수로 3년새 주가 373% 폭등...오픈AI와 3000억 달러 계약 체결

래리 엘리슨 180억 달러 채권 발행해 공격 베팅...미이행 잔액 4550억 달러로 급증하며 재무 리스크도 커져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사상 최대 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대규모 차입을 통한 공격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뭬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지=GPT4o이미지 확대보기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사상 최대 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대규모 차입을 통한 공격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재뭬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지=GPT4o
오라클(Oracle)이 인공지능(AI) 열풍을 타고 사상 최대 규모 투자에 나서면서 대규모 차입을 통한 공격 확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배런스는 지난 10(현지시간) 래리 엘리슨 오라클 최고기술책임자(CTO)AI 주도 성장 전략과 재무 리스크를 심층 분석했다.

오픈AI 계약으로 미이행 잔액 4.6배 폭증


배런스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 주가는 최근 3년간 373% 폭등했다. 같은 기간 시장 전체는 87%,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123% 올랐다. 오라클 시가총액은 8230억 달러(1180조 원)에 이르며, 엘리슨 지분 가치만 3430억 달러(490조 원).

이 같은 성장의 핵심은 AI 기업들과 맺은 대형 계약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를 인용해 배런스는 오라클이 오픈AI3000억 달러(430조 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오라클 미이행 계약 잔액(RPO)990억 달러(140조 원)에서 4550억 달러(650조 원)로 폭증했다. RPO는 계약은 체결됐으나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금액으로, 앞으로 5년간 매출로 전환된다.

지난달 이 같은 실적 발표 직후 오라클 주가는 하루 만에 36% 급등해 주당 328달러(47만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는 297달러(42만 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대규모 차입으로 인프라 구축...재무 부담 급증


오라클의 공격 성장 전략은 막대한 자본 투자를 필요로 한다. 제프리스의 브렌트 틸 분석가는 "오라클이 이 사업을 수행하려면 수백억 달러 자본이 필요하며, 상당 부분은 엔비디아 칩에 쓰일 것"이라고 배런스에 말했다.

실제로 오라클은 2025 회계연도(20246~20255)1990년 이후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FCF)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분석가들은 이 같은 상황이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라클 장기 부채는 900억 달러(129 조원)를 넘어섰다. 지난달에는 180억 달러(25조 원) 규모 채권을 발행했으며, 앞으로 수십억 달러를 더 빌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디스와 S&P는 지난 7월 오라클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키뱅크 캐피털 마켓의 잭슨 에이더 분석가는 오라클 클라우드 매출 원가가 2025 회계연도 109억 달러(15조 원)에서 2029721억 달러(100조 원)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매출총이익률은 72%에서 52%로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그는 매출이 같은 기간 574억 달러(80조 원)에서 1609억 달러(230조 원)로 늘면서 순이익은 173억 달러(24조 원)에서 426억 달러(60조 원)로 증가한다고 전망했다.

오픈AI 의존도 논란...계약 이행 불확실성 지적


무디스는 최근 오라클의 '거래상대방 위험'을 경고했다. 4550억 달러(650조 원) RPO 가운데 3000억 달러가 오픈AI 한 곳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오픈AI는 현재 연 매출이 100억 달러 (14조 원)수준이며 적자를 기록 중인 스타트업이다.

경쟁사의 한 임원은 배런스에 보낸 이메일에서 "2029년까지 RPO에서 실제로 무엇이 나올지, 어떤 영업이익률을 올릴지 지켜보자"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에이더 분석가는 "RPO는 실제 계약이지만, 계약은 때때로 수정된다""모든 결혼 계약이 죽음까지 이어지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만, (오픈AI RPO) 수정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틱톡·워너브러더스 인수 추진...미디어 진출 본격화


엘리슨은 클라우드 사업 확대와 함께 미디어 산업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오라클은 실버레이크, 아부다비 투자회사 MGX와 함께 틱톡 미국 사업 인수를 추진 중이다. 틱톡은 이미 '프로젝트 텍사스'를 통해 미국 고객 데이터를 오라클 클라우드로 옮겼으며, 오라클은 이번 인수로 틱톡의 AI 추천 알고리즘 라이선스를 받아 중국 정부 영향력을 뺀 버전을 운영할 계획이다. 인수 시한은 오는 1216일이다.

엘리슨의 아들 데이비드 엘리슨이 이끄는 스카이댄스 미디어는 지난 8월 파라마운트를 80억 달러(11조 원)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엘리슨 가문이 60억 달러(8조 원)를 댔다. 최근에는 레드버드 캐피털과 함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검토 중인데, 장기 부채를 포함하면 약 600억 달러(86조 원)가 든다는 전망이다.

배런스는 엘리슨의 유동성을 분석하며, 그가 보유한 오라클 주식 12억 주가 분기당 50센트씩 배당을 주어 연간 23억 달러(3조 원) 현금 흐름을 만든다고 전했다. 또한, 지난달 26일 공시에 따르면 엘리슨은 34600만 주(1000억 달러 상당)를 개인 사업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담보로 내놓았다.

81세 엘리슨, 여전히 현역..."데이터가 핵심"


엘리슨과 함께 일했던 실버레이크 공동창업자 데이브 루는 배런스에 "래리는 지금 완전히 몰입해 있고, 어디로도 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81세인 엘리슨은 1977년 오라클을 창업한 뒤 수차례 회사를 다시 만들어왔다.

세일즈포스 공동창업자 마크 베니오프는 "그는 회사 이름을 오라클이라고 짓기만 한 게 아니라, 그 자신이 오라클(예언자)"이라고 평가했다.

넷스위트 CEO 출신인 잭 넬슨은 "래리는 항상 대규모 중앙집중식 데이터 처리 시스템에 열정을 가져왔다""그것이 바로 AI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래리는 지금 그가 가장 사랑하는 일을 하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