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일만에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건희 삼성 회장이 여전히 위기의식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돕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이어 "더 열심히 뛰고 사물을 깊게 보고 멀리 보고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건강이 어떠냐는 질문에 "운동을 많이 못해 다리가 불편한 것 빼고는 다 괜찮다"고 말했다.
또 3개월간 장기 해외 체류 기간 동안 어떤 일을 했냐는 질문에는 "사람도 많이 만나고 여행도 많이 하고 미래 산업 구상도 많이했더니 석달이 금방 갔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해서는 "그분도 오랫동안 연구하고 나온 분이라 잘해주시리라 생각한다"며 "우리도 잘하고 저희 삼성도 작지만 열심히 뛰어서 도와드려야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의 입국 자리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부회장), 정연주 삼성 물산 대표이사(부회장), 박근희 삼성생명 대표이사(부회장)이 참석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6∼8일 중국 하이난다오(海南島)의 휴양지인 보아오(博鰲)에서 열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해 이날은 오지 못했다.
한편 이 회장은 1월11일 하와이로 출국한 후 일본과 하와이를 오가면서 요양을 겸해 해외 경영활동을 해 온 지 3달 여만의 귀국이다.
이 회장은 지난해 5월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 새벽 출근 경영을 통해 그룹 내 긴장감을 불어 넣은 바 있어, 이번 귀국으로 삼성 내 임직원들의 발걸음도 바빠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 회장은 일본에 체류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수뇌부들을 직접 일본으로 불러 삼성의 주요 현안과 해외 경제에 대한 견해를 전달하면서 삼성의 경영을 꾸준히 지휘해왔다.
이 회장은 귀국하는 대로 출근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해 유럽 출장 이후에도 삼성전자 사장단과 오찬 회동을 가지며 유럽과 일본에서 직접 겪은 현지 분위기와 삼성의 대처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번 역시 3개월 간 이뤄진 경영 구상을 그룹 내에 전달할 계획이다.
특히 삼성은 박근혜 정부와 '창조 경제' 실현을 두고 접점을 찾는데 힘쓰고 있어 향후 이 회장의 경영 행보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