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대변인 채드 캐럴 대령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조사결과 발표에서 "특별조사단은 이 사건에서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너머로 총격을 가했다는 것과 북한군 병사가 잠시나마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는 것을 확인했고 이는 두 차례의 유엔 정전협정 위반이라는 중요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지난 13일 발생한 북한군 병사 귀순 사건 당시 북한군 추격조가 남쪽으로 필사적으로 달려가는 귀순자 바로 등 뒤에서 총구를 겨누고 조준사격을 퍼부은 필사적으로 탈출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유엔사가 공개한 CCTV 영상은 13일 오후 3시 11분 귀순자가 탄 지프 차량이 논밭을 가로지르는 북한 구역 도로를 달리는 장면으로 시작했다.
지프는 점점 속력을 내더니 북한 구역에 있는 '72시간 다리'와 김일성 '친필비'를 지나 MDL 쪽으로 질주했다.
이어 공개된 오후 3시14분께 찍힌 CCTV 영상이 충격적이다.
인근 초소에서 뛰어온 북한군 2명과 북측 판문각 계단에서 뛰어온 북한군 2명 등 추격조 4명이 귀순을 시도하는 북한 병사를 바짝 추격했다.
이때 귀순한 북한 군인이 차량에서 내리자마자 잠시 뒤 북한군 추격조 4명이 쫓아와 등뒤에서 총격을 가하고, 이중 1명은 넘어지면서 바로 '엎드려 쏴' 자세로 조준사격을 하기도 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귀순자는 총기 사격에사망하거나 붙잡힐 뻔했다. 당시 추격조는 AK 소총과 권총 등 40여발을 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 1명이 군사분계선을 잠시 넘었다가 돌아가는 장면이 화면에 포착됐다.
이밖에도 CCTV에는 14명의 북한군 신속대응병력들이 JSA 북측에 집결한 장면도 잡혔다.
유엔사는 이날 우리 군 경비대대 간부 3명이 JSA 건물 벽 아래 쓰러져 있는 귀순자를 후송하는 장면이 담긴 TOD 영상도 공개했다.
TOD 영상에는 우리 군 JSA 경비대대장과 부사관 2명이 포복으로 다가가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경비대대장이 중간에 멈춰 엄호하는 가운데 부사관 2명이 귀순자에게 접근해 끌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JSA을 통해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이 의식을 완전히 회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는 22일 2차 브리핑을 통해 ""현재 환자의 의식은 명료한 상태이며 환자는 사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센터장은 "북한군 환자에 대한 저희 의사 입장에서 봤을 때 환자의 인권을 가장 지키는 중요한 방법은 '목숨을 구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 등 의료진은 북한 병사 오씨가 의식을 회복함에 따라, 상태를 지켜본 뒤 이르면 이번 주말 일반 병실로 옮겨 경과를 더 지켜볼 예정이다.
김하성 기자 sungh905@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