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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줄여 가격 하락 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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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 줄여 가격 하락 방어"

-디램익스체인지, 내년 D램 가격 15~25% 하락

삼성전자 평택공장 반도체 생산라인 외경.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평택공장 반도체 생산라인 외경.
[글로벌이코노믹 오소영 기자]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출하량을 줄여 제품 가격 하락을 방어할 거란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메모리 반도체 생산량을 점차 줄이는 계획을 세웠다.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업황 둔화가 우려되자 출하량을 줄여 가격을 유지하려 한다는 분석이다.
시장 안팎에는 반도체 호황을 이끈 D램의 가격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램익스체인지는 최근 보고서에서 “내년 D램 가격은 올해 대비 15∼25%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D램 공급업체들이 잇따라 증설하면서 공급 부족이 해소돼서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 D램 공장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기흥·화성에 이어 평택에도 생산 시설을 늘리고 있다. 여기에 중국 업체들까지 가세하며 물량이 쏟아질 전망이다.

생산 증가의 여파로 재고는 쌓이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달 초 D램의 재고 축적을 경고했다.

숀 킴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이달 초 투자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메모리 시장이 최근 몇 주 새 악화되고 있다”며 “D램의 수요가 줄면서 재고와 가격 압박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D램과 함께 또 다른 축은 낸드플래시의 전망도 좋지만은 않다. 그는 “낸드플래시 역시 공급이 너무 많아 실적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요 측면에선 내년 상반기 스마트폰과 노트북, 태블릿 예상 출하량이 보수적이다. 이 가운데 도시바가 일본 요카이치에 새로 짓는 낸드플래시 생산공장 팹(Fab)6를 내년부터 가동하며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생산량 증가율)를 봐도 업황 둔화의 조짐은 나타난다. 삼성전자는 올 초 D램과 낸드의 비트그로스가 각각 20%, 40% 증가할 것으로 낙관했다. 하지만 최근 전망에선 D램이 20% 미만, 낸드가 30% 수준으로 조정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전략 변화가 절실해졌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영업이익 비중은 70%가 넘는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14조8700억원이었는데 이중 반도체에서 11조6100억원을 거뒀다.

반도체 사업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는 추세다. 2015년 48%였던 의존도는 지난해 65%까지 상승했다. 반도체 사업이 회사의 ‘캐시카우’인 만큼 제품 가격 하락은 전체 실적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안티아 라인 블룸버그 애널리스트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기보다 공급을 줄여 가격을 높게 유지하는 것이 삼성전자의 입장에선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오소영 기자 os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