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Biz 24] 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열풍 '왜'?

공유
2

[글로벌-Biz 24] 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열풍 '왜'?

경쟁과열로 손실위험…국내 주가부양엔 '부정적'

최근 증권사가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최근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인수완료한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타워'.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증권사가 해외부동산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은 최근 미래에셋컨소시엄이 인수완료한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타워'.
증권사가 해외부동산 투자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침체에 빠진 국내부동산과 달리 해외부동산의 경우 높은 임대수익으로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한데다 연기금 등 기관들의 수요도 풍부해 셀다운(인수 뒤 재매각·재판매)도 어렵지 않아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증권사 해외부동산 투자 큰손으로 등장


15일 업계에 따르면 해외부동산 투자를 주도하는 곳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대형증권사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자기자본 8조4791억 원으로 업계 1위인 미래에셋대우는 프랑스 파리의 랜드마크인 '마중가타워' 인수를 최종완료했다.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 3월 마중가타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글로벌투자금융본부가 주도한 본 거래의 매입가는 약 1조830억 원이다.

현지 대출을 제외한 에쿼티(주식지분) 투자금액 약 4460억 원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아문디 이모빌리에 (Amundi Immobilier), 현지 기관투자자가 공동투자했다.

자기자본 4조4720억 원인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3월 프랑스 파리의 부도심인 라데팡스 지역에 위치한 `투어유럽` 빌딩을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3700억 원이다.

4월에는 벨기에 브뤼셀 투와송도르 빌딩을 2000억 원의 규모에 사들였다.

이들보다 덩치가 작은 증권사들은 연합전선을 형성하며 투자에 나서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5성급 힐튼호텔을 인수하는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인수규모는 약 44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거의 절반 수준인 2000억 원은 국내 증권사 컨소시엄이 투자하고, 나머지 자금은 현지 운용사와 금융기관 등을 통해 조달하는 구조다.

이후 마스턴투자운용이 설정하는 펀드를 통해 자산을 매입한 뒤 이를 유동화한 뒤 기관투자가에 셀다운(재판매)할 계획이다.

◇연 7% 수익률 가능…연기금 등 기관니즈 충족


증권사들이 적극적으로 해외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는 배경은 안정적 현금흐름창출이 가능해 중위험중수익 투자처에 목마른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해외부동산의 기대수익률은 연 5%는 기본이고 연 7%를 훨씬 웃돈다.

실제 미래에셋대우가 인수한 프랑스 마중가타워의 경우 세계 최대 회계, 컨설팅사인 딜로이트 본사와 글로벌기업인 악사그룹의 자산운용사인 악사인베스트(AXA Investment Managers)의 본사가 총 면적의 100%를 장기임차로 사용 중이다.

이 두 기업의 평균 잔여임차기간은 약 9.5년으로 현금흐름 안정성이 높아 연 7% 중후반대의 안정적인 임대수익도 기대된다.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 컨소시엄이 인수한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5성급 힐튼호텔의 기대배당수익률도 연 7% 중반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인수한 해외부동산은 대부분 핵심지역의 오피스로 안정적 임대수익뿐아니라 매각을 할 때도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는 물건들”이라며 “리스크를 줄이며 안정적으로 수익률을 높여야 할 연기금 등 기관의 입장에서는 이들 해외부동산을 우선적으로 담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증권사들이 해외부동산 투자에 몰리며 경쟁이 과열되는 것이 변수다. 인수가격이 고점에서 물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경우 자기자본을 투입하는 등 컨소시엄을 주도한 증권사가 미매각 위험을 떠안아야 한다. 최근 대형증권사가 인수를 주도한 스웨덴 풍력발전사업 등 일부 유럽인프라자산의 경우 셀다운에 실패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한 부동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의 투자경쟁이 치열해지며 자산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무리하게 고가에 인수할 경우 셀다운이 안될뿐만아니라 미매각위험으로 자금이 묶이고 매각시에도 가치하락에 따른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돼야할 자금이 해외 부동산시장으로 유출되고 있어 국내 주가 부양에는 부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신중한 해외부동산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