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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대내외 ‘잡음’에 휘청…GS '청정기업' 이미지에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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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 대내외 ‘잡음’에 휘청…GS '청정기업' 이미지에 타격

부당해고 노동자 김철준 씨, 12년간 방치…화해의 ‘손’ 내밀어
“어떠한 조건도 제시한 바 없어, 징계위원회 거쳐 정당 해고”
불법으로 예인업체 운영…해경 “자회사 예인선 업체 일감 몰아”

GS칼텍스가 대내외 잡음에 시달리면서 지주회사 GS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Butterfly Effect)’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나비효과는 나비의 날갯짓처럼 작은 변화가 폭풍우와 같은 큰 변화를 유발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외환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1997년 초 한보철강이 부도가 난 후 재계 14위이던 한보그룹이 공중분해 됐다. 아울러 외환위기 당시 재계 2위 대우그룹이 수출금융이 막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것도 모두 나비효과에 속한다.

◇GS칼텍스 '청정기업' 이미지 퇴색


허세홍 사장이 올해 키를 잡은 GS칼텍스 역시 여기 저기에서 나오는 잡음으로 흔들리고 있다.

GS는 2005년 LG그룹과 계열 분리돼 출범했다. 진주의 만석군 허만정 씨가 자금을, 구인회 씨가 경영을 도맡는다는 합의로 LG화학(옛 락희화학공업)이 1947년 출범한지 57년만에 각자의 길을 갔다. 허 씨가(家)와 구 씨가(家)는 국내 주요 기업과는 다르게 경영권 다툼이나 비자금 조성, 편법 경영승계 등 분란 없이 기업을 매끄럽게 운영해 평판이 비교적 좋은 편이다.

이 때문에 GS와 LG는 분가 이후에도 '재계의 신사'로 불린다.

그러나 이런 청정 이미지가 퇴색되는 분위기다.

최근 GS칼텍스가 일감 몰아주기, 부당해고 등에 연루되면서 '깨끗한 기업'에 타격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GS칼텍스 부당해고 근로자 다시 도마위


GS칼텍스는 부당해고 된 여수공장 근로자 김철준 씨(남, 56) 사건이 최근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GS칼텍스 여수공장 해고 노동자 김철준 씨가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GS칼텍스 여수공장 해고 노동자 김철준 씨가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 역삼동 GS타워에서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정수남 기자
김 씨의 부당해고는 2006년 GS칼텍스 노동조합위원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김 씨는 2004년 7월부터 8월까지 GS칼텍스(당시 LG칼텍스) 노조가 인력충원 등을 요구하면서 45일 간에 실시한 파업이 불법 파업이 아니라는 중앙노동위원회 문건을 입수했다. 김 씨가 1996년부터 2003년까지 노조 간부로 재직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씨가 이 같은 사실을 대내외에 유포하지 않았는데 사측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당한 절차 없이 2008년 1월 16일 김 씨를 해고했다. 사측 해고 사유는 허위 사실 유포, 명예 훼손, 회사 협박(김씨가 20억원+알파 요구) 등이었다.

이후 김 씨는 사측에 지속적으로 복직을 요구하면서도,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막노동 현장에서 벽돌짐을 날랐다. 그러다 김 씨는 복직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여수공장 정문에서 1인 시위를 펼쳤다. 이에 대해 공장 측이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김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역삼동 GS타워 앞에서 현재까지 1인 시위를 펼치고 있다.

1인 시위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당 해고라고 주장하던 사측이 입장을 바꿔 같은 달 3일 김씨와 김씨 아들(27)을 모두 협력사에서 일하게 해준다고 제안했다.

회사가 일정 부분 부당해고를 인정한 셈이다.

김 씨가 이에 대해 즉답을 하지 않자 GS칼텍스 김기태 지속경영실장(사장)은 올해 1월 초순과 중순 김 씨 복직은 절대 안되고 김 씨가 내건 현수막 등을 모두 철거할 것 등을 요구했다. 반대 급부로 김 씨 중재인은 사측에 부당해고 기간에 해당하는 월급을 지급하는 등 경제적 보상을 요구했다.

이후 40일간 침묵으로 일관했던 사측은 2월 말 여수공장 노사협력팀 정모 부장을 보내 김 씨에게 협력사 관리직을, 아들에게는 우수 중소기업 취직을 각각 제시했다.

김 씨가 또다시 무대응으로 일관하자 GS칼텍스 측은 3월 말 노사협력팀 다른 직원을 보내 김 씨를 협력사 관리자로, 아들을 65세 정년이 보장된 계열사 취업을 각각 약속하면서 거듭 설득했다.

김 씨가 타협을 거부하자 GS칼텍스는 중재인을 내세워 지난달 중순 부당 해고 기간 급료정산과 +α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중재인은 김 씨에게 여수지역 직영주유소 취업을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중재인은 김 씨가 내건 현수막 가운데 오너 일가와 관련된 현수막을 우선적으로 내릴 것과 각종 고소와 고발 건을 취할 것을 요구했다는 게 김 씨 주장이다.

◇ GS칼텍스, 김 씨와 김 씨 아들에 일자리 제시 ‘회유’


반면 회사 측은 현재까지 한 달이 넘도록 침묵하고 있다.

본지와 통화한 중재인은 “전화상으로 이야기 할 수 없다”면서도 “지난달 김 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히 식사를 했던 것이지 회사 측을 대변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종전 GS칼텍스 행태를 감안하면 꼼수가 숨어 있다는 게 김 씨 판단이다. 실제 지난해 11월과 3월 회사 측 제안에 김 씨가 대응하지 않자 GS칼텍스는 김 씨를 명예 훼손으로 고소했다.

GS칼텍스가 '당근과 재찍 전략'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김 씨 반응이다.

그는 “거동이 불편한 88세 노모와 55세 장애 3급 남동생을 둔 가장으로 12년간 피눈물을 흘렸다”며 “GS칼텍스는 늦었지만 기업 윤리를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칼텍스 관계자는 “김철준 씨 주장에 대해 회사는 아는 바가 없고 그 동안 회사는 김 씨에게 어떠한 조건도 제시한 바 없다”며 “김 씨는 장기 무단결근에 따른 회사 규정 위반으로 회사 징계위원회를 거쳐 해고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철준 씨 해고에 노동위원회와 법원도 정당성을 인정했다”며 “회사는 김 씨를 허위사실에 따른 명예훼손으로 관계 기관에 형사고소해 현재 정식재판에 회부된 상태”라고 원론인 입장을 피력했다.

당초 GS칼텍스는 이와 관련해 약식재판을 신청했으나 김 씨가 정식재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GS칼텍스는 지난 10여년 간 차명으로 예인선 업체를 운영하면서 이 업체에 각종 특혜를 제공한 혐의가 지난해 말 드러났다.

◇ GS칼텍스, 10년간 차명으로 예인선 업체 운영…각종 특혜 제공 혐의 드러나

GS칼텍스 여수공장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관할 지방해양수산청에 선박연료공급업 등록을 하지 않고 B예인선 업체와 다른 계열사에 340억원 상당의 연료를 공급했다.

GS칼텍스는 B예인선 업체가 금융권에서 받은 대출이 많아 대출이 불가능해지자 2011년과 2012년에 70억원을 편법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GS칼텍스는 현금 융자 10억원 초과 시 이사회 승인을 받게 돼 있는 회사 여신관리 규정도 따르지 않았고 대규모 자금을 무담보로 지원했다.

해양경찰 측은 지난해 말 “여수 지역에 13개 예인선 업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GS칼텍스가 자회사 예인선 업체에 정유선 예인 일감을 몰아 준 것”이라며 “GS칼텍스는 원유 화주로 자회사인 모 해운업체를 통해 사실상 B예인선 업체를 보유하고도 서류상으로 선박임대회사인 차명회사 2곳이 B예인선 업체 주식 50%씩을 가진 것처럼 조작했다”고 설명했다.

인천행양경찰청 본청 형사과가 담당한 이 사건에 형사과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담당자가 모두 전출을 갔다. 아는 게 없다”고 일축했다.

당시 해양경찰청 형사과는 독점규제와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전현직 GS칼텍스 임직원 4명과 회사 법인을 입건했다.

한편 GS칼텍스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함구했다.


정수남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er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