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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홍콩시위…‘자유와 번영’의 균형이 깨지는 ‘운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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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홍콩시위…‘자유와 번영’의 균형이 깨지는 ‘운명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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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의 완전철회에도 식지 않는 홍콩의 반정부시위. 사진은 15일 열린 대규모시위의 모습.
홍콩의 반정부시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0만 명이 참가했다는 시위가 보도됐을 때에는 홍콩의 ‘한정된 자유’를 지키려는 싸움에 많은 공감이 전해졌다. 홍콩에서는 지금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받고 있으며, 더 이상 시민과 공적기관 사이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지 않고 있다. 당초의 쟁점이었던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안이 홍콩의 자유에 있어 ‘사활을 가늠할 것’이라는 판단을 근거로 반정부시위가 더욱 활발해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사태는 다른 국면으로 돌입했다고 판단해야 할 것이다.

첫째, 홍콩경찰이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며 체포한 젊은이에게 불필요한 폭력을 행사하고 시위대에 총구를 겨누는 사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미하게나마 존재했던 시위대 측의 공권력에 대한 신뢰가 날아가 버리는 사태를 불렀다. 당연히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시위는 더욱 과격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로등을 파괴하고, 지하철시설이나 중국정부에 우호적이라고 여겨지는 기업에 대한 기물손괴 등의 행위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제에 대한 악영향도 심화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폭력행위를 용인할지를 둘러싸고 홍콩 사람들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캐리 람(林鄭月娥) 장관이 이를 진화하려 법안의 완전철회란 결정을 내린 뒤에도 시위대는 민주적 선거실시나 경찰의 처벌 등을 요구하며 타협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홍콩사람들은 원래 다양한 이유로 이 곳에 둥지를 튼 이른바 사실상 ‘난민 2세, 3세’로 구성되어 있으므로, ‘범죄인 인도’ 조례에 대한 위기감은 이해할 수 있다. 잘사는 나라 국민처럼 정부의 보호를 받지 못하고 전쟁이나 문화대혁명 등의 폭력을 피해온 사람들의 후손들에게 ‘범죄인 인도’ 조례는 절실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중국정부가 홍콩의 서점주를 구속한 사건이 실제로 발생하면서 그 불신감은 더욱 높아졌다. 홍콩정청의 간부가 법안을 밀어붙인 프로세스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런 까닭에 이례적인 타협안을 제시한 홍콩정청에 대해 민주화 요구가 인정될 때까지 끝없는 투쟁을 실시하려는 시위대 간에 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 홍콩의 운명은 이미 결정됐다

문제는 대규모시위가 벌어지든, 그것이 홍콩인에게서는 정당한 요구든, 독립되지 않은 한 자치구에 그런 요구를 할 권한이 없다는 점이다. 개혁을 요구하는 소리가 중국본토에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에서의 시위는 홍콩만큼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있지 않다. 자유와 민주를 요구하는 소리에 절박함과 진지함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지만 지난 1997년에 영국에서 반환된 시점에서 홍콩은 ‘중국의 일부’라는 운명이 이미 결정되었다.

독립운동이 성공한 사례가 과거에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이라는 나라는 그러한 독립요구에 굴복한 적이 없다. 원래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분리되어 자립적인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없는 이상 홍콩의 자립은 상정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민주화 운동을 계속해 나간다고 하는 의사를 계속 보이는 것으로 ‘일국양제’에 대한 중국의 약속이행을 확보하는 것이 현실적인 목표의 한계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서방 선진국 측에도 그런 냉엄한 인식을 따져보는 태도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세계 두 번째 경제대국으로서 ‘양’만 아니라 ‘질’의 면에서도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었다. 구매력 평가기준으로는 중국은 이미 세계최대 경제대국이며 달러 환산의 예측에서도 2020년대 중반에는 미국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이제 열강의 내정간섭을 받아들이는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독자적인 논리에 따라 홍콩 자치구를 통치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국정부의 횡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서방 선진국들은 이 문제에 개입해 홍콩의 민주화를 보장해 줄 수 있을까? 당연하지만 어느 날라도 그런 일은 할 수 없으며, 또 할 생각도 없다는 것이다. 이상에 반하는 현실에 직면해 스스로의 무력함을 통감하게 되었을 때, 대부분의 선진국 사람들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는 것을 내심 견딜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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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정부시위대 측은 미국의 개입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 리버럴의 기만을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기도 한다.


■ 미국 리버럴의 ‘자유수호’ 기만
그래서 홍콩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지원활동의 이면에는 기만이 숨어든다. 미국에서는 미·중 무역 전쟁이 한창인 현실에서 반중국 감정이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대립과 베이징 증오 감정 때문에 홍콩자유의 기둥인 ‘홍콩정책법’을 지렛대로 해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논의가 들끓고 있다. 현재 미 상원에 1992년 홍콩인권 민주주의 법안인 ‘홍콩정책법 수정법안’이 제출되어 있다.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선전했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이 주도한 법안으로 매년 홍콩의 인권상황과 민주화 정도, 자율성을 체크한 뒤 이의 위반여부를 판단하려는 것이다.

‘홍콩정책법’이란 미국이 자유주의경제를 취하는 홍콩과의 경제적 관계를 중국과는 별개로 운영하기 위한 근거법이다. 냉정하게 생각하면 홍콩의 특수성이자 가치인 자유로운 경제체제를 볼모로 삼아 중국경제, 나아가 중국정부를 압박하려는 것은 되레 홍콩의 가치를 훼손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자유가 상실되는 날을 앞당기는 효과밖에 없다. 즉 이 논의는 단지 중국의 국력을 깎아내리기 위한 것으로 홍콩 사람들의 상황을 더 나쁘게 하는 것이다.

현재 연일 이어지고 있는 시위가 끼치고 있는 홍콩경제에 대한 대미지의 전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주력산업인 투자나 관광에 대한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글로벌기업에 있어서 지금의 홍콩은 투기적인 입지에 있다. 이들에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더욱 강한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는 국면이다. 결국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홍콩정청과 홍콩의 유명기업뿐 아니라 홍콩의 가치 그 자체다.

그리고 그 대미지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온다. 실제로 홍콩 달러나 홍콩주의 가치가 떨어지면 돈을 버는 것은 이를 빌미로 공매도 하는 외국의 투기꾼이다. 여기서 미국이 대홍콩 정책을 전환한다면 그런 홍콩을 먹잇감으로 삼는 사태가 가속화될 것이다. 시위대 중에는 홍콩경제에 압력을 가하면 된다는 말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홍콩에서 투자를 밖으로 돌리려는 움직임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의 시작도 아니고, 이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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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홍콩의 시위진압을 위해 홍콩과의 접경지역인 선전에 집결하고 있는 중국의 인민해방군의 모습.


■ 인민해방군 진입 ‘페이크 뉴스’

관점을 중국내로 돌리면 홍콩인의 시위는 폭도·테러행위로 여겨지고 있어 중국에서 멀어지려는 독립운동의 책모라고 자리매김 되고 있다. 이러한 선전에 현혹되기 쉬운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 미국 트럼프 정권이 시작한 무역 전쟁이다. 미국은 모든 책략을 통해 중국의 국력을 깎아내리는 반중국 국제여론을 형성하려 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피해의식은 앞서 기술한 바와 같은 움직임을 감안하면 완전한 망상이라고는 할 수 없다.

여기서 주의하고 싶은 것이 “홍콩에 인민해방군이 진군했다”라는 페이크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해외의 정보통을 자랑하고 있는 지식인이나 정치가등도 거기에 곧바로 반응해 버렸던 것이다. 세상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작용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중에 중국이 인민해방군을 이용해 폭력적으로 홍콩학생들을 진압하는 ‘비극’을 오히려 바라는 세력도 있을 것이다. 그러면 중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다시 고립되고 인권파가 많은 유럽도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강화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럽에 침투하고 있는 중국기업의 거대한 존재감을 생각하면 경제적 이익이 아닌 인도 등의 가치관을 통해 국내에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외에 유럽에서 중국에서 끌어내는 수단은 없다.

그러나 인도적 관점에서 보면 인민해방군의 진입이나, 그렇지 않더라도 사상자를 내는 사태는 피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러므로 소요나 직접 탄압을 부추기는 페이크 뉴스의 존재에는 의식적이어야 한다. 또 만약 인민해방군이 진군한다면 홍콩경찰 자신도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 조직 간 통합운용의 협조체계는 없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홍콩경찰로서는 거의 피 점령지역의 현지경찰과 같은 입장이 될 것이다. 경찰이 소란을 다스리지 못한 책임을 물어 간부가 숙청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자율성을 잃고 싶지 않은 것은 시민뿐 아니라 경찰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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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의 영국 총영사관 앞에서 15일 구 식민지시대 시민권을 가진 군중들이 홍콩반환의 당사자인 영국의 책임을 묻고 있다.


■ ‘운명의 다리’를 건널 해법은 있나

홍콩에 자율성이 보증되는 기간은 2047년까지로 30년도 채 남지 않았다. 학생들은 요구의 수준을 낮추고 홍콩정청과 합의 가능한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체포된 운동가 중 폭력행위에 이른 사람들이 풀려나 경찰의 폭력을 검증하는 등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치명적인 것은 홍콩의 운동에 대해 중국민중이 놀라울 정도로 냉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환경 아래서 민주선거 요구가 관철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홍콩경제계는 폭력화하거나 경제를 볼모로 잡는 식의 운동에는 이미 비판적이다. 사람들은 경제계를 완전히 친중 세력으로 볼 수 있지만 일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홍콩경제계는 당초 ‘범죄인 인도’ 조례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정적이었다. 홍콩의 경제적 가치가 감퇴하면 경제계의 주요 면면도 대륙의 지배를 받을 것이 분명한 까닭이다. 경제계는 모두 대륙에서 한발 물러나 ‘중국정부의 주구’라는 말들의 위험성을 되새겨 봐야 한다.

홍콩의 자율성은 여러 레벨에서 창출되고 있다. 경제계는 경제적 부를 배경으로 ‘조계적 자유’를 얻음으로써 자주성을 유지하고 있다. 미묘한 균형 하에서 자유와 번영이 간신히 균형하고 있는 곳이 지금의 홍콩이다. 그 균형이 깨질 때 자유는 악화되는 방향으로 밖에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자유로운 편에 있는 우리는 그 현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