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시진핑의 독불장군 강권정치에 마음 떠난 홍콩인들 ‘파국열차’ 종착역은?

공유
0


[글로벌-이슈 24] 시진핑의 독불장군 강권정치에 마음 떠난 홍콩인들 ‘파국열차’ 종착역은?

center
중국 인민해방군의 무력개입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홍콩경찰의 과잉진압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올해의 가장 중요한 회의인 중앙위원회 총회에서 ‘일국양제’가 적용되고 있는 홍콩특별행정구에 대한 ‘고도의 자치’를 사실상 축소할 방침을 내세웠다. 중앙위는 중국 측의 홍콩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행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결정. 시위를 계속하는 홍콩의 반대세력에의 옥죄기를 강화하는 것과 동시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의 의향을 홍콩정치에 보다 강하게 반영시키는 구조를 만들려는 목적이 있다고 읽혀진다.

■ 중 공산당의 ‘전면적 통치권’ 강조

중국 공산당은 10월28일부터 31일까지 제19기 중앙 제4차 총회(4중 전회)를 열어 마지막 날에 ‘중국특유의 사회주의제도의 견지와 개선, 국가통치체계와 통치능력의 현대화 추진, 약간의 중대한 문제에 관한 결정’을 채택했다.

‘결정’은 당 ㅠ중앙위 채택문서로는 드물게 홍콩 등의 ‘일국양제’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한 나라를 견지하기 위해 두 제도는 한 나라에 종속하고 거기에서 파생되며, 한 나라로 통일된다”라고 주장한다. 더 나아가 “일국양제의 데 라인(허용한계선)에 도전하는 행위는 어떤 것이라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으며, 국가를 분열시키는 행위는 어떤 것이라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7가지 방침을 밝혔다.

홍콩과 마카오의 두 특별행정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마카오는 반대세력이 거의 전무하기 때문에 사실상 홍콩이 대상이다. 덧붙여 여기서 말하는 ‘중앙’이란 당 중앙의 지도하에 있는 중앙정부나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국회) 등의 중앙국가기관을 가리킨다.

(1) 애국자를 주체로 하는 ‘홍콩인의 홍콩통치’ ‘마카오인의 마카오 통치’를 견지한다.

(2) 중앙이 (중국)헌법과 (홍콩·마카오)기본법에 따른 특별행정구에 대해서 전면적 통치권을 행사하는 제도를 정비한다.

(3) 중앙의 특별행정구 장관 등 주요당국자의 임면제도와 메커니즘(기본법에 규정된) 전인대 상무위의 기본법 해석제도를 개선하고 헌법과 기본법이 중앙에 준 각종권력을 법대로 행사한다.

(4) 특별행정구역에서 국가의 안전을 지키는 법률제도와 집행 메커니즘을 구축하고 정비한다.

(5) 행정장관이 중앙정부에 책임을 지는 제도를 정비한다.

(6) 홍콩·마카오사회, 특히 공직자와 청소년의 헌법·기본법교육, 국정교육, 중국사, 중화문화 교육을 강화하고 홍콩·마카오 동포의 국가의식과 애국정신을 강화한다.

(7) 외부세력이 홍콩·마카오의 문제에 간섭하고 분열·전복·침투·파괴 활동을 하는 것을 단호히 막고 누르다.

■ 반중파 정치활동 규제 입법 움직임

그 내용을 분석하면 우선 여기서의 ‘애국자’는 친중파를 가리킨다. 즉 비친중파(민주파 등)가 장관이 되거나 입법회의 과반수를 비친중파가 차지하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방침 불변으로 시 정권 1기째였던 2014년의 우산운동(도로점거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이른바 ‘진정한 보통선거’를 도입할 생각은 없다는 것이다.

둘째로 ‘중앙의 특별행정구에 대한 전면적 통치권’은 2014년 중국정부가 ‘홍콩백서’에서 처음 제기한 개념으로 기본법에는 나오지 않는다. 이것이 법률의 상위에 있는 당 중앙의 중요문서에 명기된 것으로, ‘일국양제’의 틀은 기본법을 개정하지 않은 채 한 나라를 강화하는 데 있으며, 두 제도를 약화시키는 형태로 실질적으로 수정됐다고 말해도 좋다.

그러면서 (1)과(2)의 기본방침을 고수하기 위해 그 과제로 (3)~(7)을 제시하고 있다. (3)는 중앙이 홍콩에 통치권을 휘두르기 쉽게 하려고 장관인사에 대한 중앙의 영향력과 기본법 해석권한을 가진 전인대 상무위의 홍콩에 대한 사법권에 개입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반증하듯 몇 년 전에 홍콩에서 홍콩을 담당하는 중국당국자가 “홍콩 행정장관은 중앙에 의한 임명제로 했어야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이는 비현실적이지만 홍콩 각계를 대표하고 장관을 뽑는 선거위원회(1,200명)의 구성을 바꿔 중앙의 지시가 확실히 실행되도록 하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선거위원은 지금까지도 대부분이 친중파였지만 위원 선출방법을 변경(개악)하여 민주파를 배제하거나 친중파 중에서도 반드시 시 정권을 따르지 않는 재계위원을 줄여 충실한 좌파정당이나 단체의 위원을 늘릴 수 있다면 중앙의 ‘전면적 통치권’은 보다 행사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4)는 분명 홍콩기본법 23조에 근거한 ‘반역’ ‘국가분열’ ‘외국 정치조직과의 연계’ 등의 정치 활동금지를 말한다. 둥젠화 초대장관은 2003년 이 23조에 따라 국가안전조례를 만들려다 민주파의 ‘50만 명 시위’와 친중파 일부(재계세력)의 반란으로 포기하고 레임 덕에 빠지며 2005년 중도퇴진에 몰린바 있다.

한편 중앙에 있어 우등생인 마카오는 2009년 동종의 입법을 완료하고 2018년에는 “시 주석의 총체적 국가안전관에 의거한 중요사상을 관철하기 위해”라며 국가안전보장위원회를 설립했다. 이를 감안할 때 (4)는 요컨대 ‘홍콩은 마카오에서 배워야 한다“는 뜻이다.

또 홍콩기본법 18조에 따르면 홍콩에서 ‘동란’등이 일어나서 ‘긴급사태’가 발생했다고 전인대 상무위가 인정하면 중국의 특정법률을 홍콩지역에 적용할 수 있다.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의 치안관계 법규는 반정부운동의 탄압에는 매우 유용하겠지만, 이렇게 되면 ‘일국양제’는 완전히 유명무실해진다.

■ 미국 겨냥한 ‘외부세력’ 영향 배제

홍콩기본법 43조는 장관은 중앙정부가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5)는 그것에 관련된 제도의 정비를 가리킨다. ‘고도의 자치’라는 겉치레가 있기 때문에 중앙이 일상적으로 장관을 지휘하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지만, 장관으로부터 중앙에 대한 보고나 중앙에서 장관에 대한 지시를 늘리는 것을 상정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앙정부는 올해 2월 홍콩정부에 ‘홍콩 민족당’의 활동금지에 지지를 표명한 다음 이 문제에 관해 보고를 요구하는 이례의 ‘공식서한’을 보낸 바 있다. 이러한 케이스가 향후 증가하고 제도화되어 갈 가능성이 높다.

(6)은 2012년에 홍콩정부가 도입을 단념한 ‘국민교육’의 부활이다 .많은 홍콩인, 특히 젊은이들이 미·유럽의 선진국들에 친근감을 가지면서 심리적으로 중국과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것은 중국의 정치제도나 역사·문화가 얼마나 훌륭한지를 지금까지의 교육이 충분히 가르쳐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인식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면서 “홍콩인도 중국인이므로 중국인답게 행동해야하며, 경제규모 세계 2위에 오른 위대한 조국을 자랑스럽게 여겨야 한다”는 것이다.

(7)의 ‘외부세력’은 주로 미국을 의미한다. 중국 측은 홍콩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시위의 배후에는 미국의 반중세력이 있다고 믿고 있으며, 중국의 일부인 홍콩이 반중, 반공기지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4)의 입법이 성사되면 홍콩정부는 ‘외부세력’과의 결탁을 이유로 반정부운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수 있다.

홍콩정부는 지금까지 중앙으로부터의 지시 또는 압력을 받아 국가안전조례 제정, 국민교육 도입, 민주파를 배제하는 행정장관 선거제도입, 중국 공안당국의 홍콩개입을 가능하게 하는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했다. 게다가 시위단속을 위해 영국령 시절부터 악법의 전형으로서 알려진 초법적인 긴급상황규칙조례(긴급조례)까지 들고 나와 큰 반발을 불렀다. 모두 홍콩인의 정치의식이나 감정을 무시한 강경노선의 결과인데, ‘4중 전회’의 결정은 이 노선을 강화하는 것으로 불에 기름을 붓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 국무원(내각) 홍콩·마카오 판공실의 장 샤오밍 주임(각료급)도 11월9일 ‘결정’을 보충하는 논문을 발표하고 23조 입법이나 ‘국민교육’의 필요성을 분명히 지적했다. 특별행정구에 관해서 중앙은 기본법에 명기된 외교·국방 등의 권한 이외에 ‘제도 창설권’ (장관인사 등) 정부의 조직권, 고도자치에 대한 감독권, 장관에 대한 지령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대응능력 부족 드러낸 시진핑 정권

홍콩 정치세력은 보통 민주파 대 친중파라는 구도로 얘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우산운동을 계기로 민주파로부터 분리된 형태로 본토·자결파(본토파와 자결파)라고 불리는 신흥 반중세력이 대두했다. 이 세력은 ‘하나의 중국’에 반대 혹은 회의적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중국’ 틀 안에서 민주화를 지향하는 전통적인 민주파와 크게 다르다.

또 민주파는 기본적으로 비폭력주의 대화노선이지만, 본토·자결파(특히 본토파)는 경찰대와의 충돌도 불사하는 가두행동을 중시한다. 이른바 ‘홍콩 민족주의자’인 본토파는 중국이 아닌 홍콩을 자신들의 ‘본토’로 간주하고, 조직에 따라서는 홍콩독립을 주장하고 있다. 민족주의라기보다는 민주주의의 철저한 이행을 추구하는 자결파는 홍콩의 ‘민주자결’을 주창한다.

따라서 중국 측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좌파와 재계로 구성된 친중파를 단결시키는 동시에 비 친중파를 가급적 분리해 상대적으로 온건한 민주파를 끌어들이는 것인데, 시 정권이 하는 일은 정반대다. 시 정권이 옹립한 친중파인 캐리 람 행정장관은 지나치게 강경하다 보니 본래 서로 불편한 관계에 있던 민주파와 본토·자결파가 협력해서 대항하는 상황을 스스로 만들어 내고 말았다.

덧붙여 홍콩의 정치운동가 아그네스 차우(周庭·23)는 해외 미디어에서 ‘민주의 여신’이라고 불리는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그녀는 위의 구분으로 말하면 민주파가 아닌 자결파에 속한다. 우산운동 당시에는 정치단체 ‘학민사조’의 주요멤버(홍보담당)였던 것으로 ‘학민의 여신’으로 알려졌다. 그 정치적 동지가 우산운동의 리더인 조슈아 웡(黃之鋒·23)이다.

또 시정부와 홍콩정부은 친중파를 정리조차 할 수 없다. 범죄인 인도 조례개정과 같이 홍콩의 국제금융센터로서의 지위와 기능의 전제인 법치를 흔드는 시책은 친중파 재계세력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홍콩재계의 지도자이자 친중파의 가장 유력인사인 리카싱(李嘉誠)은 젊은이들의 항의활동에 우호적인 발언을 하면서 이제 중국 공식언론의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원래 당 이외의 정치세력을 껴안는 통일전선에 능했다. 예를 들면 후진타오 정권은 2010년 홍콩 입법회(의회) 선거제도개혁을 둘러싼 줄다리기로 민주파의 분리에 성공했다. 이때의 제도 개혁안은 입법회에서 온건 민주파의 찬성을 얻어 가결·성립되었다.

이에 반해 시 정권은 통일전선을 잘 못하고 있다기보다는 애초부터 위에서 명령하거나 협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어 상대를 끌어당기려는 마음은 전혀 없는 것 같다.이런 태도는 개인 독재와 대국주의를 선호하는 개인의 생각을 반영한 것일 것이다.

정치적 자유를 오랜 세월 누리고 경제발전이나 법치의 수준이 선진국 수준으로 높은 홍콩 사람들에게 경제의 발전단계가 아직도 중진국 레벨에서 독재체제하에 있는 중국식 생각을 강요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시 정부가 강경 외곬 수로 ‘4중 전회’ 결정을 실행한다면 홍콩은 표면적인 ‘중국화’과 달리 정신면의 탈 중국이 강화되면서 그 통치는 점점 어려움을 더해 갈 것이 분명해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