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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제2 먹거리 '전장'사업에 엑셀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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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제2 먹거리 '전장'사업에 엑셀 밟았다

올해 VS부문 투자액 8985억 원...전년比 27% 증가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LG전자가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에 올해 약 9000억 원을 투자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강화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동차 전장부품((電裝部品)은 자동차에 쓰이는 전기 장치ㆍ시스템 등을 설계하고 제작해 만든 부품을 말한다.

구광모(41) LG그룹 회장이 지난해 그룹 조직을 개편해 차세대 자동차 등 모빌리티(이동수단) 사업을 향후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후 그룹이 공격경영에 나선 것이다.
이에 따라 LG전자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미래 자동차 전장 사업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9일 LG전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LG전자 '자동차부품솔루션(VS)' 부문 연간 투자 규모는 지난해(7090억 원)보다 약 27% 늘어난 총 8985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TV, 세탁기, 냉장고 등 생활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H&A) 부문 투자액 9085억 원과 맞먹는 액수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찬 겸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 7월 4일 서울 성북구 한국가구박물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과 만찬 겸 회동을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LG전자는 올해 말까지 VS 부문에 4557억 원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LG전자 VS 부문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과 전기차 모터, 자율주행 부품 등을 생산하며 자동차 전장부품 관련 사업을 전담하는 사업부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 자동차전장(VC)사업본부 명칭을 자동차부품솔루션(VS) 사업본부로 바꾸고 자동차 관련 사업분야에서 보폭을 넓혔다.

LG전자 VS 부문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구 회장의 전장사업에 대한 굳은 의지에 따라 투자액을 늘리며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LG전자는 올해 1∼3분기에 전체 매출액의 11% 규모인 4428억 원을 VS 사업에 투자했다.

또한 LG전자는 전장 관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김형남 전(前) 한국타이어 부사장 등 자동차 관련 외부인사를 적극 영입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전자 올해 사업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LG전자 올해 사업전략을 밝히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이와 함께 LG전자는 다른 기업과의 업무 협력에도 잰걸음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GS칼텍스와 전기차 충전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투자를 지속하면서 최근 몇 가지 결실을 맺었다.

이달 말 출시 예정인 현대자동차 최고급 세단 '제네시스'의 첫 프리미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LG전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또한 내년 출시될 해외 명차 '포르쉐' 전기차 모델 '타이칸'에도 업계 최초로 커브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지난 9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독일차 폭스바겐의 전기차 'ID3'에 세계 최초로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를 장착시키기도 했다.

김진용 LG전자 VS부문 사업본부장(부사장)은 지난달 2일 한양대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에서 열린 '미래자동차 세미나'에서 “LG그룹은 완성차 사업 경험은 없지만 디스플레이부터 카메라 센서와 통신, 배터리, 모터 등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동차 전장 사업에 매력을 느낀다"며 "LG전자 전장부품은 업력은 비교적 짧지만 이미 완성차 업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강조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