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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은행강도에서 변호사로 인생 역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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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은행강도에서 변호사로 인생 역전 화제

로버트 반스말렌, 20년 만에 같은 법정에서 변호사 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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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반스말렌(왼쪽)이 은행강도에서 변호사로 인생역전 한 후 20년 만에 법정에서 마이클 스미스 판사와 재회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1999년 봄 미국 미시간 주의 재판소. 당시 19세였던 로버트 반스말렌은 긴장한 얼굴로 마이클 스미스 판사 앞에 섰다. 이날 스미스 판사는 반스말렌에게 강도죄로 징역 6년형을 선고했다.

그로부터 20년 후인 2019년 11월 22일. 40세가 된 반스말렌은 다시 법정에서 스미스 판사 앞에 섰다. 그러나 이번에는 재판을 받기 위해 선 것이 아니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반스말렌이 스미스 판사 앞에서 선서하기 위해 선 것이다.

반스말렌은 6년의 형기를 마친 후 대학을 거쳐 로스쿨에 진학했다. 늦깎이 변호사가 된 그는 과거의 잘못을 속죄하는 의미로 지역사회에 봉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스말렌은 "그땐 인생이 정말 끝난 줄 알았어요. 앞이 캄캄하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랐습니다"고 회고했다.

미국에서는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후 판사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헌법을 준수하겠다고 맹세한다. 미시간 주 사법시험 첫 도전에서 합격한 반스말렌은 그 선서식을 자신에게 6년형을 선고한 스미스 판사에게 의뢰했다.

그는 "판사님이 응해줄지 몰랐지만, 부탁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의뢰를 받은 스미스 판사는 한편으론 놀랐지만 한편으론 기뻤다고 말했다. 스미스 판사는 "그에게 정말 머리가 숙여져요. 자신의 인생을 바꾼거니까요. 이런 역전극은 좀처럼 보기 힘들어요"라고 말했다.

반스말렌의 엄숙한 선서식이 끝나자 스미스 판사는 그와 굳게 악수를 나누었고 위엄 있는 판사답지 않은 큰소리로 법정에 온 사람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여기 있는 모든 분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법원이라고) 사양하지 마시고, 그에게 마음껏 박수를 보내주세요."

반스말렌은 18살 무렵 부모가 이혼하면서 집을 떠나는 바람에 혼자 살아가야만 했다. 친구와 친척집을 전전하며 소파에서 자는 생활이 몇 개월 동안 계속됐다. 하지만 1999년 봄에는 숲 속과 묘지에서 밤을 지샐 날도 많았다.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슬픔에서 벗어나기 위해 반스말렌은 알코올과 약에 빠져들었다. 얼마 후에는 도둑질 등 경범죄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더욱 위험한 길로 나아갔다.

1999년 5월 어느 날 반스말렌은 BB총을 소지하고 편의점에서 강도를 저지른 뒤 곧바로 은행으로 달려가 은행창구에서 돈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감옥에 들어가서도 처음에는 거칠었지만, 그곳에서 변호사를 만나 변화하기 시작했다. 2005년 출소한 뒤 전문대를 졸업하고 미시간 대학에 편입했다. 아내 데나를 만난 것도 그 무렵이다. 두 사람은 현재 10세와 6세 두 아들이 있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전과자가 성공한 예는 잘 발견되지 않습니다. 저는 주목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하면 법정에서 '반대편'에 설 수 있다고 누군가를 고무시킬 수 있다면, 저의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반스말렌 신임 변호사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