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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긴 이재용, 경영 발걸음 가벼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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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 넘긴 이재용, 경영 발걸음 가벼워졌다

파기환송심 4차 공판, 숙제 푼 이재용에 ‘응답’ 한 재판부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어” 준법감시委 사실상 수용
재판부, 특검 강력 반발 속 ‘삼바’ 관련 증거 기록 등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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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법원이 삼성그룹이 내놓은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사실상 수용하면서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실질적으로 운영되는지 점검해 보겠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이를 형량에 반영키로 한 것은 이 부회장의 재판에 긍정적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 삼성 ‘준법위’ 양형 반영키로 한 재판부, 특검 요구는 기각

파기환송심 선고까지는 여러 변수가 남아있지만 일단 이 부회장이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재판부가 관심이 집중됐던 삼성의 준법감시위를 양형에 반영키로 하면서도 특검이 강력하게 요구한 삼성바이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기록은 증거로 채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7일 열린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삼성측이 준비한 준법감시위원회에 대한 설명 청취 뒤 “준법감시제도는 기업범죄 양형 기준의 핵심 내용으로 1991년 제정된 미국 연방법원의 양형기준 제8장에 언급된 양형사유”라며 “이런 제도는 실효적으로 운영돼야만 양형 조건으로 고려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는 우리 재판부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에 대한 삼성의 약속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국민 중에는 이런 삼성의 약속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분들이 있는 만큼 재판 과정에서 삼성의 약속이 제대로 시행되는지 엄격하고 철저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를 달았다.

재판부는 일단 제3자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전문심리위원제도를 통해 삼성의 준법감시위가 제대로 운영되는지 점검해 보겠다는 방침이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에 심리위원단을 구성해서 실효적 운영 여부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재판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검찰 수사자료는 증거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파기환송심이 이 부회장 승계 문제를 따지는 재판이 아닌 만큼 양형을 정할 때 증거 조사는 무의미 한다는 것이다.

특검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정에서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산정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조작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바 분식회계를 이 부회장의 ‘능동적 뇌물 공여’ 입증의 핵심으로 보고 있다.

◇ ‘사법리스크’서 한 고비 넘기 이재용, 경영행보 탄력 받을 듯

재판부가 삼성의 준법감시위를 받아들임에 따라 이 부회장으로선 한 고비를 넘겼다. 한동안 주춤했던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등 불확실성에 삼성은 지난해 정기 인사도 미룬 상태다. 이 부회장이 반도체 공장에서 새해 첫 경영 발걸음을 내디뎠지만 사법리스크에 활동 반경을 넓히지 못했다. 여기에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삼성의 ‘2인자’로 꼽히는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 등 임직원이 법정 구속까지 되면서 위축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사법리스크에서 숨통이 트이면서 이 부회장은 메모리반도체 회복과 시스템반도체 성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이 올해 새해 벽두부터 경기도 화성사업장 내에 있는 반도체연구소를 찾은 것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가 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신년 첫 일정으로 경기도 수원사업장 5세대 이동통신(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 참석했던 이 부회장은 이후 5G 글로벌 확대에 주력했다. 일본 양대 이동통신사 경영진과 만나 5G 협력 방안을 모색했고, 인도에도 직접 찾아가 릴라이언스의 5G 이동통신 구축 사업을 논의하는 등 세계를 누비고 다녔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시스템반도체에 무려 133조원을 투자하고 1만5000명을 채용하는 ‘반도체 비전 2030’을 선포한 데 이어 올해 첫 행보로 반도체 공장을 찾은 것은 반도체 분야에서 ‘초격차’ 승부수를 던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