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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9)]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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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9)] 줄기세포 치료 효과가 충분히 나타나지 못하는 이유는?

줄기세포 치료에서 효능에 못 미치는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높은 비용을 노린 상업의료의 타깃이 된 때문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이미지 확대보기
줄기세포 치료에서 효능에 못 미치는 줄기세포로 치료하는 경우도 간혹 있다. 높은 비용을 노린 상업의료의 타깃이 된 때문이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줄기세포 치료는 높은 비용으로 인해 종종 '상업의료'의 타깃이 된다. 그로 인해 전혀 다른 치료제가 줄기세포 치료제로 둔갑하기도 한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과학 연구에서 존재 여부를 입증하는 것은 비교적 간단하지만 부존재를 입증하는 것은 훨씬 더 난이도가 높다. 이러한 특성은 의학 치료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줄기세포 치료에서는 더욱 그렇다.

치료가 절박한 환자들은 자신이 받은 치료가 실제 줄기세포라 효과가 있는지 아니면 고가의 보약, 아들 낳는 약과 같이 단순히 믿고 싶어서 효과가 있다고 느끼는 것인지 판단하기 힘들다.

줄기세포 치료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혈액 검사, 객관적 증상 개선 등을 통해 가능하다. 그러나 효과가 떨어지는 유사 줄기세포 치료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훨씬 더 복잡한 과정을 필요로 한다.
최근에는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오히려 효과가 전혀 없다는 논문은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예상치 못한 의외의 영역에서 미미한 개선 효과를 보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에 효과가 없다고 선언하기는 더욱 어렵다. 특히 환자의 주관적인 느낌을 묻는 과정에서는 위약효과(플라시보 효과, placebo effect)가 자주 나타나 진위 여부를 구분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다

위약효과는 △환자의 신뢰가 높을수록 △치료 가격이 비쌀수록 △환자가 동일한 치료 경험이 적을수록 크게 나타난다. 상담자의 의도나 증상의 종류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따라서 효과가 미미한 치료를 받더라도 위약 효과로 인해 의료진들도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어려울 때가 있다.

이와 달리 '노시보효과(nocebo effect)'는 환자가 부정적인 의심을 할 때 실제로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거나 아예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줄기세포 치료라고 볼 수 없는 경우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유형이 있다. △줄기세포가 아닌 것을 줄기세포라고 속이는 경우 △치료방법에 비해 줄기세포 용량이 너무 적은 경우 △줄기세포를 직접 투입하지 않고 체내 줄기세포를 자극만 하는 치료 등이다. 인체는 어떤 치료를 받아도 반응하기 때문에 예민한 경우는 실제로 혈액내 줄기세포가 증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줄기세포 치료라고 하기에는 그 효능이 미미하고 불규칙하다.
만약 의료진이 효과가 없는 줄 알면서도 이를 사용한다면 사기 행위에 해당한다. 그러나 실제 이런 일은 드물다. 대부분은 줄기세포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기대치가 너무 낮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으로 보인다.

바로 이런 상황에서 상담원이나 환자 소개료를 받는 의료 유치업자를 거치면서 전혀 관련없는 치료가 줄기세포 치료로 둔갑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줄기세포가 아닌 것을 줄기세포라고 부르는 경우다. 대표적으로는 엑소좀, 배양액, 혈소판 등 실제 줄기세포가 없는데 줄기세포라고 주장한다. 의료진이 줄기세포가 포함되어 있다고 믿고 주사하더라도 실제 살아있는 세포는 없고 식염수만 들어있는 경우가 이에 속한다. 줄기세포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의 설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한다면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로 줄기세포 용량이 치료 방법에 비해 지나치게 적을 때도 효과가 떨어진다. 즉석에서 피를 뽑아 원심분리를 통해 백혈구와 혈소판 층을 농축 선별하고 이를 바로 다시 정맥으로 주입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원래 혈소판 부근에는 백혈구와 극소량의 줄기세포가 있다. 세포 핵의 수가 수십 억 개에 달하더라도 막상 현미경으로 관찰하면 대부분 세포 크기가 작고 핵이 동그랗고 세포질이 별로 없는 T세포(T-cell)나 B세포(B-cell)로 실제 줄기세포 효과를 보기 어렵다.

이때 정맥에 주사하지 않고 관절이나 통증 부위, 피부 상처에 주사했다면 혈소판 효과는 볼 수 있다. 관절이나 혈관이 거의 없는 연부조직에 사용하면 정상적으로는 혈액의 줄기세포가 가지 못하던 곳에 일부라도 줄기세포가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럴 바에는 차라리 줄기세포 자극만으로 치료 효과를 얻으려는 세포군 자극제(Colony-stimulating factors·CSFs)가 더 나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의도적 사기로 간주한 사례가 존재한다.

세포군 자극제는 혈액 줄기세포를 이식할 때 백혈구와 줄기세포 수를 일시적으로 늘릴 때 사용한다. 세포군 자극제는 일시적으로 골수의 줄기세포 수를 증가시키고 혈액으로 다량 방출되지만 결국 체내의 세포 분열 가능 횟수가 줄어들어 나중에 필요한 세포를 미리 사용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방이나 진피에 갇혀 있고 혈류로 나오지 못하는 줄기세포를 즉시 분리해 정맥으로 주입하는 치료법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지속적인 투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로 필요한 줄기세포 양을 충족시키기 어렵다.

한 번에 수억 개의 세포를 주입하더라도 모두 줄기세포는 아니다. 실제로 효과를 보려면 골수에 잘 정착해 체내 증식을 거쳐야 한다. 수억 개의 세포 중 단 몇 백만 개의 세포만 장기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나머지는 소모되어 더 이상 효과가 없다.

일부는 병소(병변이나 손상된 부위)에 도달해 효과를 발휘하지만 특별한 병소가 없다면 대다수의 줄기세포는 한달 이내에 피부와 같은 혈류 마지막 단계에서 묻혀버린다. 결국 지속적인 체외배양을 통해 줄기세포를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세포 보충이 축적되어야 한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배양 비용이다. 폐, 간, 비장 등 혈류 순환 순서가 빠르고 크기가 큰 장기들은 단일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만성병, 노화 등 오래 누적된 문제는 그만큼 재생 시간이 오래 걸려 장기간의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 역시 체외배양을 통해 대량으로 투여하는 수밖에 없다.

줄기세포 혈관 주사의 치료 효과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제공하는 공개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 FDA에 따르면 전 세계 공식적인 임상시험 중 줄기세포 혈관 주사 치료는 작년 기준 7건으로 모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세포의 숫자가 기재되지 않은 정맥 주사 시험은 애초에 잘못된 시험이기 때문에 제외했다.

임상시험에서는 모두 가짜 줄기세포가 아닌 배양을 통해 얻은 실제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했다.

시험에서 대부분은 몸무게 1㎏당 100만 개 정도의 줄기세포를 투여했다. 50㎏ 환자라면 5000만 개를 주입한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줄기세포를 공여하는 경우에도 혈액 세포를 제외하고 최소 400㏄ 정도 채혈해 분리하고 투여한다. 어떤 경우는 공여자 전신의 혈액 6000㏄를 모두 사용하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체외 순환을 시켜 성분분리 반출(pheresis)을 하기도 한다.

최근에 문제되는 혈액줄기세포 농축은 몇cc의 혈액으로 분리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결국 뽑은 혈액을 다시 주입하는 것이므로 차라리 용량이 적을수록 손실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수백억, 수천억 개의 세포가 죽어 사라진다. 대부분 수명이 짧고 분열 능력이 뛰어난 혈액 세포지만 신체 곳곳에서 중간엽 줄기세포 수십 억 개도 함께 죽는다. 실질적인 피해는 하루에 수천만 개 정도는 될 것으로 추정되는 골수와 혈액에서 죽는 줄기세포다.

혈액줄기세포 농축 투여는 어느 모로 보나 효과가 떨어진다. 체내에서 잘 순환되고 있는 자가 혈액을 뽑아 농축하면 줄기세포를 100% 회수하지 못해 오히려 그 수가 줄어드는 결과가 나타난다. 그러나 위약 효과를 보거나 병행한 치료의 효과를 오인하는 경우가 있어 논쟁을 벌이기 쉽지 않다.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고가의 비용이다. 사실 세포를 많이 얻기 위해서는 의사의 노동이 증가하므로 생산 비용도 더 많이 든다. 하지만 원심분리기 하나로 시술한다면 사실상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수입한 소모품을 사용한다면 원가 정도만 발생한다.

실제 줄기세포 치료를 보면 당연히 장점만 있지는 않다. 관절이나 인대, 힘줄(건), 근육, 창상, 당뇨성 또는 중간 크기 혈관성 만성 궤양 등 국소 치료의 경우에는 효과를 입증하기 쉽다. 이 경우 줄기세포 치료가 아니더라도 혈소판, 엑소좀 등을 다른 약제와 섞어서 주사할 때도 유사한 효과가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전신 또는 혈액 순환량이 적은 장기에 줄기세포를 주사하는 치료 법이다. 환자들이 이미 지쳐 포기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과도한 기대를 하기도 한다.

일부 환자들은 줄기세포를 통해 얼굴 혈색이 좋아지고 기미가 사라진다거나 성생활이 젊었을 때처럼 개선되기를 기대하기도 한다. 마치 진통제를 맞은 것처럼 온몸의 통증이 순식간에 사라질 것이라고 믿기도 한다. 실제로는 충분한 양의 줄기세포가 투여됐다면 1~2일 후 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상쾌한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체내에서 줄기세포의 수가 갑자기 늘어나는 경우는 보통 염증이나 감염상태이기 때문에 신체가 방어 모드로 바뀐다. 체온이 상승해 열이 살짝 나기도 하고 온 몸이 통증에 예민해진다. 실제 골수에서 세포 분열이 활발해지기도 한다.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데 오랜 시간을 소요하고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들였지만 기대했던 효과를 빠르게 체감하기 어려운 경우 불만이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줄기세포 치료의 불신에서 오는 노시보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의료진도 실망이 클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줄기세포 치료가 아닌 다른 치료는 위약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고 실제 줄기세포 치료는 노시보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 실제 증상 개선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현재 시점의 치료 수준에서 말하자면 줄기세포 치료를 받는 환자나 치료하는 의료진은 모두 과학적 원칙을 신뢰하면서 차분하게 인내해야 한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정맥 주사 치료에서는 진짜 줄기세포 치료만이 효과를 볼 수 있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에 대해 미리 이해하고 스스로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이미지 확대보기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