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억 유로 규모 '유럽 최대' 포병 현대화…IP 이전·설계 권한 포함 '스페인형 K9' 개발
궤도형 128대 + 차륜형 86대, 총 214문 자주포 체계 교체…탄약·지휘차 포함
GDELS-KNDS 연합 '네메시스/피라나 AAC'와 경합…전투 실적이 결정적 변수
폴란드·루마니아 이어 남유럽 진출…K9 '유럽 표준' 위상 확보
궤도형 128대 + 차륜형 86대, 총 214문 자주포 체계 교체…탄약·지휘차 포함
GDELS-KNDS 연합 '네메시스/피라나 AAC'와 경합…전투 실적이 결정적 변수
폴란드·루마니아 이어 남유럽 진출…K9 '유럽 표준' 위상 확보
이미지 확대보기엘 코메르시오(El Comercio)는 '궤도형 45억 유로(약 7조 8000억 원) 이상'이라고만 보도했으나, 실제 사업 규모는 훨씬 크다. 스페인 국방부가 승인한 전체 예산 프레임워크는 총 67억 3600만(약 11조 7000억 원)에 달하며, 이는 궤도형 128대(18.2억 유로)와 차륜형 86대(11.8억 유로)를 포함한다. 여기에 탄약 수송차 214대, 지휘통제차 59대, 복구차 35대, 정비차 14대 등 지원 차량까지 포함된 대규모 사업이다. 2034년까지 인도와 대금 지급이 이어진다.
이 사업은 스페인 육군이 1970년대부터 운용해온 노후 M109A5E 96대, 국산 155mm 견인포 84문, 영국제 L118 56문 등을 전면 교체하는 NATO 남부 측면(Southern Flank) 최대 규모의 포병 현대화 프로그램이다. 스페인 국방부는 GDP 대비 2% 국방비 목표 달성의 핵심 사업으로 이를 추진하고 있다.
IP 이전의 의미…'K9 기반이지만 복제품은 아니다'
인포데펜사는 이번 협정의 핵심을 "K9이 기반이지만 복제품은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인드라는 단순 라이선스 생산을 넘어 K9의 지적재산권을 취득해 설계 권위자 지위를 확보하고, 자사의 엔지니어링 역량으로 기존 모델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개발을 수행할 계획이다. 특히 탄약 수송 버전, 복구 버전, 지휘통제 버전 등 K9 기반의 완전한 차량 패밀리를 스페인에서 설계·생산하고, 나아가 제3국 수출 권한까지 보유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한화가 폴란드, 호주 등에서 현지 생산 라인을 구축한 기존 모델보다 한 단계 더 진전된 것이다. 인드라는 과거 제너럴 다이나믹스 산하 산타 바바라 시스템스 인수에 실패한 이후, 레오나르도(Leonardo), 라인메탈(Rheinmetall) 등 유럽 기업들과도 접촉했으나 최종적으로 한화와 손을 잡은 것이다. 생산은 아스투리아스 기혼(Gijón)의 엘 타예론(El Tallerón) 공장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이미 진행 중인 8x8 드라곤(Dragón) 장갑차 라인과 통합 운영된다.
경쟁 구도…GDELS-KNDS '네메시스'와의 대결
K9의 최대 경쟁자는 GDELS(General Dynamics European Land Systems)와 KNDS가 공동 제안한 두 기종이다. 궤도형으로는 ASCOD 차체 기반의 '네메시스(Nemesis)', 차륜형으로는 피라나(Piranha) 10x10 기반의 'AAC'가 경합하고 있으며, 모두 독일 PzH 2000 기술 기반의 모듈형 포탑(AGM)을 장착한다.
그러나 네메시스와 피라나 AAC는 '전투 실적이 전무'한 새로운 플랫폼인 반면, K9은 대한민국 육군 1090문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2000문 이상이 인도되고 900문 이상이 생산 중인, 검증된 화력 체계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K9이 폴란드를 통해 실전에 투입된 경험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북·동유럽 넘어 남유럽까지…K9 '유럽 표준' 굳히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의 유럽 시장 확장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폴란드가 35억 유로 규모로 672대를 발주한 것을 필두로, 핀란드(48대), 에스토니아(24대), 노르웨이, 루마니아(54대) 등 북·동유럽 전역에 K9가 배치되어 있다. 여기에 스페인이 합류하면 K9은 북유럽에서 남유럽까지 아우르는 '유럽 NATO 표준 화력 체계'로서의 위상을 확보하게 된다.
이미지 확대보기특히 한화는 2025년 시제형 K9MH(차륜형) 자주포를 공개했다. 이 모델은 K9 궤도형과 동일한 52구경 포와 포탑을 8x8 또는 10x10 트럭 차체에 통합한 것으로, 전투 중량 40t 미만에 자동 장전 시스템을 갖춰 2~3명의 승무원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스페인의 차륜형 86대 소요에 K9MH가 제안될 가능성이 높다. 영국도 K9A2를 '모바일 파이어스 플랫폼' 사업 최종 후보로 올려둔 상태로, 2026년 말 최종 계약 결정이 예상된다.
K-방산의 유럽 전략적 함의
이번 협상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수출 계약 이상이다. 첫째, IP 이전을 포함한 협력 모델은 한화가 폴란드·호주에서 구축한 '현지 생산 라이선스'를 넘어 '설계 권한 이전'이라는 새로운 단계에 진입한 것이다. 이는 한화의 유연한 기술 이전 전략이 경쟁사 대비 결정적 차별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둘째, 스페인이 자체 설계 권한과 수출 권한을 보유함에 따라, 향후 '스페인형 K9' 변형 모델의 제3국 수출이 실현되면 한화에게도 로열티 수익이라는 장기적 수익원이 발생한다. 셋째, K9이 스페인에서도 채택되면 유럽 대륙의 거의 모든 지역에 K9 계열 화포가 배치되는 셋으로, 탄약·정비·훈련 등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극대화된다. 이는 K-방산이 개별 수출을 넘어 '유럽 방산 생태계' 자체에 편입되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