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나 최근에는 조직 외측 상부 힘이 쏠리는 곳으로 갈수록 미세혈관이 나타나고 가는 튜브들을 통해 임파액이 흐르는 것이 확인됐다. 이 부분은 관절 낭과 이어지는 혈관계에 연결돼 실질적인 혈액 공급이 이루어진다.
혈관의 존재는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열어준다. 연골 덩어리 같았던 반월판에서 혈관이 성장할 소지가 있어 다른 기관과 마찬가지로 줄기세포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반월판 조직이 손상됐다고 손상된 부위를 모두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다. 반월판 절제술은 장기적으로 관절 퇴화를 가속화하는 문제점도 있어 이제는 반월판이 손상되더라도 자르지 말고 회복시키자는 취지로 변화하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시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니 대부분은 반월판의 손상된 부위를 포함해 전체를 제거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그래도 최대한 천연 반월판 조직을 복구하고 유지해야 한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반월상 연골 조직의 다양하고 복잡한 특성으로 인해 단일 구조의 임플란트는 목적에 맞지 않다. 대신 세포의 성장을 돕는 지지체와 줄기세포를 통해 다시 조직을 재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최근에는 여러가지 유래의 중간엽 줄기세포를 사용해 반월판 조직을 회복하려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BMSC)가 결과가 좋았고 지방조직 줄기세포(ADMSC)는 연골 분화가 느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윤활막 중간엽 줄기세포(SMSC),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 지방조직 중간엽 줄기세포 순으로 좋은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하고 있다. 그러나 줄기세포가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출처를 따진다면 공여부 채취에서 천연적 세포 구성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비교적 다양한 구성을 가진 지방 줄기세포는 지방 조직과 같은 고도의 진화 산물 형성은 가능하다. 하지만 연골이나 뼈와 같은 원시조직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단계 정도 역분화 과정이 필요하다.
공여 단계에서 불편함을 보면 윤활막, 골수, 지방 순으로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는 점도 중시해야 한다.
중간엽 줄기세포를 적당한 단계에서 채취하고 이를 제대로 된 지지체와 사이토카인 환경에서 배양하면 줄기세포가 다른 세포 유형으로 변화하는 표현형의 전환은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이 입증됐다. 고양이가 쥐를 잘 잡는다면 털의 색깔이 무슨 색인지 중요하지 않듯 세포의 출처가 어디인지보다 잘 분화되고 성장해 치료에 유용한지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줄기세포의 유래를 따지기 보다는 쉽게 채취해 약간의 배양을 거친 후 사용하자는 것이다. 이 때 바이러스를 사용하거나 특수 물질을 사용하는 과도한 조작은 피해야 한다.
이런 논문들을 읽다 보면 효과가 좋았던 세포의 모양은 '방추형'이라고 한다. 방추형은 세포 움직임이 활발하고 덩치가 크도록 발전됐다는 의미다. 이는 연골 세포보다는 섬유모세포의 특징에 가깝다.
방추형 세포들은 세포질이 빠르게 생성되고 세포 이동도 빠르다. 그래서 한쪽으로 치우친 모양이 나타나고 세포 움직임에 따라 길고 휘어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섬유모세포가 항상 이런 형태를 갖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런 형태를 보일 확률은 섬유모세포가 가장 높다는 의미에 가깝다. 혹시 섬유모세포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형태의 세포가 탁월한 성장 특성을 보이는 것은 분명하다.
최근의 연구 경향으로는 표면 단백질(CD markers)을 분석해 세포의 종류를 분류하는 방법에 더해 추가적으로 세포가 사용하는 물질의 종류나 분비하는 물질로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환경이 조금만 변하면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표면 단백질부터 사용 물질까지 바뀌어 버리기 때문에 분석 결과는 단지 세포의 반응일 뿐 내재된 속성으로 볼 수 없다.
또한 나이든 사람과 젊은 사람의 차이나 추운 곳과 더운 곳에서 반응 차이가 매우 크고 뚜렷하게 나타나더라도 이는 내재된 속성의 차이라기 보다는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나타나는 반응이다.
세포가 다시 이전의 속성으로 돌아갔다면 이를 세포가 젊어졌다는 식으로 말할 수는 있으나 원래 다른 세포를 채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세포 채취 부위에 초점을 맞추는 것보다는 세포 배양을 통해 관찰되는 세포의 반응 특성으로 표현하는 연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무릎 반월판은 복잡하고 다양한 형태를 지니고 있어 아직 완전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았다. 그래도 줄기세포 치료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지지체 내부에 체외 배양을 하는 것은 아직은 '합리적인 시도'단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와 같은 조직 공학 관련자들은 그 가능성을 믿고 연골, 심장, 간, 콩팥 등 복잡한 기관에서 원상복구를 시도하고 있다. 그래서 조직 공학의 관점에서 보면 최소한 탈세포 조직에서 얻게 되는 제한적인 결과만 보아도 감동적인 순간이 종종 있다.
무릎 반월판은 무릎 골관절염에 비해 상대적으로 증상이 덜해보일지 모르겠지만 재생과 복구를 위해 필요한 과학적 노력과 규모의 총량은 절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