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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떨어진 한미그룹 모녀, 주주들에게 지원요청…"한미 미래 선택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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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떨어진 한미그룹 모녀, 주주들에게 지원요청…"한미 미래 선택해 주시길"

한미일가의 모녀가 지분 확보를 위해 주주들 회유에 나섰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일가의 모녀가 지분 확보를 위해 주주들 회유에 나섰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한미사이언스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그룹의 형제 손을 들어주면서 향후 진행되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녀의 지분이 부족해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한미그룹 모녀는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주주들 설득에 나섰다.

22일 한미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주주들에게 OCI와의 통합을 결정함에 있어 대주주인 신 회장을 설득하지 못한 점을 사과의 말로 시작했다.
한미그룹은 OCI그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으로 이뤄진 모녀와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으로 이뤄진 형제의 경영권 갈등이 시작됐다. 양 측의 지분이 비슷한 상황이기에 캐스팅 보트였던 신 회장의 선택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지난 21일 신 회장은 형제 측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미그룹의 정상화를 요구했고 이로 인해 지모녀의 지분이 형제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한미사이언스는 "여러 방법을 통해 그룹 통합 필요성과 한미 미래가치를 신 회장님에게 말씀드렸지만 충분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며 "그럼에도 한미그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상속세에 대해 해명했다. 이번 OCI그룹과의 통합은 결코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개이니적인 목적을 위해 추진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상속세 재원 마련이 통합의 단초가 된 것은 맞지만 통합의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매년 약 70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평택 바이오플랜트, 파트너사와 함께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던 신약이 여러 문제로 개발이 중단돼 국내 신약으로만 한정해 개발할 수 밖에 없었던 한미의 한계와 후보물질 효능과 거리가 먼 파트너사의 경영 조건에 의해 후보물질이 반환됐던 경험, 이같은 한계를 뚫고 나아가야만 비로소 글로벌 한미라는 우리의 비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사회 결정과 판단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그룹은 '선대 회장님이 어떻게 세운 한미인데', '이 한미의 브랜드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 '한미를 제약바이로를 모르는 회사에 넘길 수 있느냐' 등 여러 우리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으며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다만 감정적 호소와 한미의 미래는 분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임종윤 사장과 임종훈 사장 형제가 주장하는 진정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총 200조와 같은 비전을 오로지 '한미 혼자만의 힘'으로 달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이어 한미그룹은 지난 2016년 1월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에서 임성기 선대 회장이 말했던 "서로가 반목하면서 경쟁했던 시절은 이제 끝내고 서로 믿고 나누고 밀어주고 끌어주면서 제약강국을 위해 힘을 좀 합치자"는 말을 인용하면서 함께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한미그룹은 두 형제가 그리는 한미의 꿈과 비전에도 귀를 기울이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모녀 측인 한미그룹은 故임성기 회장이 왜 형제가 아닌 송 회장을 택했는지 잘 생각하라고 맹비난 한 바 있다.

한미그룹은 "한미그룹의 미래를 결정할 주주총회가 곧 열리는데 한미가 과거로 남느냐, 미래로 전진하느냐가 결정되는 중요한 순간"이라며 "한미그룹의 모든 임직원들도 현 경영진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통합 후 펼쳐질 한미그룹의 미래가치에 큰 기대를 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련의 시간이 흐른 후 대주주 일가 모두가 화합하고 협력하는 모습도 주주님들에게 보여드리겠다"며 "주주님들께서 한미의 미래를 선택해주실 것을 기대하고 글로벌로 나아가고자 손 내민 한미의 손을 꼭 잡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라비돌 호텔에서 진행된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