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독립 리서치사 그로쓰리서치(Growth Research)사는 '로봇 산업보고서–자동차 산업이 로봇 육성에 주목한 이유'를 통해 로봇 산업을 전망했다.
보고서의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로봇은 더 이상 연구·실험 단계의 기술이 아니라, 완성차 산업이 미래 생산성과 경쟁력을 위해 직접 키우는 산업 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 자동차와 휴머노이드, '같은 뿌리'에서 자란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은 2026~2030년 5년간 국내 투자 125조 원 가운데 약 40%인 50조 5000억 원을 AI·로봇 등 미래 신사업에 배정했다. 목적은 '피지컬 AI(Physical AI)'다.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모터, 배터리, 감속기, 제어 소프트웨어 역량이 휴머노이드 로봇과 구조적으로 겹친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 산업화의 열쇠는 '구동'에 있다
이미지 확대보기보고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에 평균 40~50개가 들어가는 액추에이터를 '오늘날의 곡괭이'로 비유했다. 19세기 골드러시 당시 금의 위치를 맞히는 것보다 곡괭이를 파는 쪽이 안정적인 수익을 냈듯, 휴머노이드 산업에서도 최종 로봇보다 핵심 부품이 먼저 시장을 만든다는 논리다.
액추에이터는 로봇의 '관절'로 불리며, 전체 원가의 60~70%를 차지하는 핵심 부품이다. 모터, 감속기, 제어기, 센서 등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복합 시스템으로, 로봇 동작 구현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휴머노이드 시장이 연평균 3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 수혜는 고스란히 액추에이터 시장이 누리게 될 전망이다.
■ 정밀감속기·로봇핸드,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
특히 휴머노이드의 상용화를 가르는 핵심 부품으로 정밀감속기와 로봇핸드가 지목된다. 휴머노이드는 무릎과 발목 등 주요 관절에서 고토크와 고정밀도를 동시에 요구한다. 감속기의 성능은 곧 보행 안정성과 내구성으로 직결된다.
■ 완성 로봇보다 부품 기업에 주목
이 같은 산업 구조를 바탕으로 보고서는 로봇 산업 내에서 완성 로봇보다 부품과 밸류체인 기업을 중심으로 관련 기업들을 제시했다.
에스피지는 정밀 제어용 모터와 감속기 부품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다. 레인보우로보틱스 협동로봇 전 모델에 감속기를 공급하며 양산 신뢰성과 납기 안정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로보티즈는 액추에이터와 감속기를 자체 설계·생산하는 국내 드문 기업이다. 부품 내재화를 통해 고객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고, 원가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이족보행 로봇 플랫폼을 보유한 국내 대표 휴머노이드 기업이다. 모바일 양팔 휴머노이드 'RB-Y1'을 통해 전 세계 누적 130대 이상 판매 경험을 쌓았고, 삼성전자의 지분 인수로 전략적 의미도 커졌다. 다만 보고서는 단기 실적보다 플랫폼과 기술 축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현대모비스는 전통적인 자동차 부품사이면서도, 로봇 밸류체인에서 주목되는 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에 관절·구동계 액추에이터를 공급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언급된다. 대량 생산과 품질 관리 역량이 휴머노이드 양산 국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원익홀딩스는 자회사 원익로보틱스를 통해 고자유도 로봇핸드 '알레그로 핸드'를 보유하고 있다. 보고서는 로봇핸드를 휴머노이드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로 규정하며, 이 영역의 전략적 가치를 강조한다. 반도체·장비 사업을 통해 축적한 제조 역량과 로봇핸드 기술이 결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정준범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jb@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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