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봉합, 복귀 수순 밟는 한미 형제…그룹 개편작업 들어가나

한미 일가 형제가 경영권과 모자 관계를 회복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이에 따라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사내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미그룹의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정기 주주총회 후 첫 이사회를 열고 차남인 임종훈 사내이사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기존의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와 공동 대표체제를 운영하기로 했다. 이와 동시에 장남인 임종윤 사내이사를 한미약품 대표로 추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한미약품의 지분 40%대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제안 형식의 임시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 2명으로 형제와 한미사이언스의 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2인을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또한 이사회는 △회사 업무·직급·보상체계 변경과 구축 △임직원 복지와 교육지원팀 신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 배당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이사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한미약품 이사회 재편과 동시에 임원이나 조직 개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임종윤 사내이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정기 주총에서 한미가 엉망이 됐다면서 복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실질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매출을 올리는 한미약품의 경영권과 이사회를 다시 잡았기에 조속한 개편이 가능해졌다.

가장 먼저 이뤄지는 것은 떠난 인재를 재영입하면서 주요 보직의 임원들이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일가가 경영권 분쟁이 발발했을 당시 형제 측은 송 대표이사가 경영 일선에 나서고 주총까지 약 3년 반이라는 시간 동안 약 30여명의 임원이 떠났다고 밝혔다. 몇몇 임원들은 다른 기업에서 대표직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재영입설이 크게 조명되는 이유는 우기석 부광약품 대표의 사임 때문이다. 우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자회사 중 하나인 온라인팜의 대표직을 맡고 있었는데 한미그룹과 OCI그룹 간의 통합 과정에서 부광약품 대표로 선임됐다. 하지만 양사의 통합이 불발되자 사임의사를 표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를 복귀의 일환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시작으로 한미를 이끌었던 주요 인물들을 다시 불러와 주요 보직에 앉혀 한미를 정상화한다는 것이다.
한편 두 형제는 주주친화 정책도 펼치기 시작했다. 이사회 당일 한미사이언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기주식 156만여주를 소각한다고 발표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