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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8)] 줄기세포 피부 시술을 위한 무통 주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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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치료의 신세계 줄기세포(48)] 줄기세포 피부 시술을 위한 무통 주사기

최근 피부와 관련한 줄기세포 시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피부와 관련한 줄기세포 시술이 확산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피부와 관련한 줄기세포 시술이 확산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피부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줄기세포와 엑소좀을 직접 피부에 골고루 주입해야 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이 유발되어 최근에는 아프지 않게 피부에 넣을 수 있는 새로운 의료 장치들이 개발되고 있다.

피부에 여러 번 찌르는 주사가 얼마나 아픈지 경험해본 사람은 알 것이다. 필자 역시 한 번 경험한 후 다시 시도하는 것을 망설이게 되면서 통증이 적은 무침 주사기 기술에 주목하게 됐다.
줄기세포 정맥주사는 충분한 양이 주입되거나 신체가 아주 건강한 경우 약 2개월 이후 피부에 분포되기 시작한다. 아주 바깥 상피는 아니고 진피 수준이다.

상피는 최외부로서 각질화되어 계속 소실되는데 이들을 보충하는 세포들이 바로 진피에 있다.

언뜻 보면 정맥주사를 맞은 후 2개월이 경과하면 피부 상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항상 그렇지는 않다. 우선 줄기세포가 피부까지 도달하기 전에 거치는 여러 거대 장기들이 있다. 폐, 간, 근육, 비장, 내장, 뇌, 콩팥, 심장, 골수 등 모두 거치고 남으면 서서히 피부쪽으로 이동한다.

줄기세포가 상피층까지 올라오기 힘든 이유는 진피 혈관들이 상피쪽으로 가면서 모두 모세혈관으로 바뀌어 조직 밀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크기가 큰 줄기세포는 모세혈관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줄기세포는 상처나 레이저 같은 자극 신호가 특별히 있지 않는 한 상피 하부층에 약간 떨어져 머물게 된다. 줄기세포를 정맥으로 많이 주입하더라도 피부가 갑자기 좋아지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피부를 다쳤을 때나 다른 치료를 동반할 경우 정맥 주사로도 줄기세포가 순간 모이게 되어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이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피부 개선 효과만을 기대하고 시술한 것이라면 비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줄기세포를 아무리 많이 맞더라도 한두 번으로는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애초에 주입되는 줄기세포 수가 적을 뿐더러 피부에 도달하기 전에 수명을 다 하기 때문이다. 분열을 많이 시켜 크기가 작은 줄기세포는 수명이 최대 2주에 불과하다.

게다가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2개월에 한 번씩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계속 누적되어야 한다. 각 환자마다 투입되는 양을 보면 계산이 나온다. 인간의 몸은 대략 1kg당 1조 개의 세포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약 60kg의 경우 60조(6x1013)개로 결코 쉽지 않다.

정맥을 통해 투여된 1억 개의 줄기세포가 체내 증식해 100배가 되더라도 피부에 도달할 확률 2~5%를 고려하면 약 0.001%밖에 충족되지 않는다.

정맥주사는 다양한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피부까지 고려할 경우 결국 비용적인 측면이 문제가 된다. 더욱이 주름의 원인이 되는 진피는 늘어지고 주름이 져도 정상적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줄기세포가 옆에 있어도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래서 피부는 직접적인 치료방식을 시도한다.

정맥과 달리 피부에 주사를 하는 경우 각 부위에 직접 주사를 찔러 투입해야 한다. 이는 최소 수십회에 달하며 이로 인해 통증과 붓기가 발생하게 된다. 또한 멍이 들기도 해서 한 번 시술하면 다시 시도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최근에는 미리 국소 마취크림을 발라 표면을 마취시키고 통증을 줄이는 시도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마취크림은 IPL, 레이저 등 비교적 침투 깊이가 얕은 경우에는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나 진피층까지 들어가는 치료의 경우 피부 마취로는 한계가 있다.

국소 마취약을 신경의 길목에 바늘로 주사해 넓은 면적으로 퍼지게 하고 기다린 후 시술을 진행하면 어느정도 통증을 완화할 수 있다. 그러나 마취주사가 상당한 고통을 유발하므로 결과적으로 통증을 피하기 어렵다.

환자의 고통은 시술하는 의사에게도 스트레스를 유발해 약물을 충분히 골고루 분포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온 영동이나 초음파 등은 약간의 투과 효율을 올려줄 수 있지만 줄기세포 수술에서는 효과가 미미해 큰 의미가 없다.

세포와 같이 형체가 있고 크기가 큰 입자는 결국 경피투과약물전달(transdermal drug delivery) 방법이 필요하다. 최근 많이 사용하는 것은 MTS(Microneedle Therapy System)다. MTS는 수많은 작은 바늘로 피부를 찌르고 생성된 상처를 통해 약물을 발라 침투하는 방식이다. 레이저를 하용해 깊게 상처를 내고 바르기도 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열린 상처에 약물이 피동적으로 흘러들어가는 방식이지만 통증을 동반하며 깊은 층까지 약물을 투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깊게 넣을 수 없으므로 피가 나거나 삼출물이 있으면 밀려나오게 된다. 주사바늘을 제외하고는 진피층 대상으로 투여 효율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

무침 주사기는 예전부터 존재했다. 약액을 빠른 속도로 발사해 피부에 작은 구멍을 만들고 순식간에 통과하므로 '제트 주사기'라고도 한다.

이 기술은 19세기에도 있었으며 1900년대 중반 전쟁시 군인들의 면역접종에 활용됐다. 한 때 개발도상국의 소아 면역접종에 유행하기도 했다. 바늘이 없어 공포감이 적고 피부와의 직접 접촉이 없어 각광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미국 질병관리청이 무침 주사기가 전염병 확산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의료용으로의 사용이 크게 감소했다. 질병관리청은 무침 주사기에서 발사된 약액이 피부에 닿아 주사기에 묻을 수 있어 잔여물로 인해 오히려 전염 확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한편, 축산 농장이나 가축병원에서는 간편하고 아프지 않은 예방접종 방법이 필요해 동물 대상 시장이 발달하게 됐다.

1990년대 당뇨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를 자가 투여할 때 무침 주사기를 사용했다. 당시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장점이 있었지만 고가의 비용과 약을 옮기는 것에 대한 불편함으로 인해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있었다. 치과 분야에서는 소아 환자에게 한 번에 깊게 통증없이 국소주사를 하기 위해 사용됐다.

필자는 1999년에 처음으로 국소 마취 주사를 놓기 위해 무침 주사기를 사용한 적 있다. 그러나 매번 소독과 청소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사용을 중단했다.

이후에는 약물을 일회용 주사기에 옮겨 담는 방식의 제품을 사용했으나 스프링을 한 번 장전하면 단 한 번만 발사할 수 있어 여러 번 주사를 해야 할 때는 추가 세트 준비하고 보조자의 도움이 필요했기 때문에 인력 소모가 컸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이저를 활용한 무침·무통 주사기가 발매되면서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러나 높은 가격과 더불어 여느 레이져와 마찬가지로 큰 본체에 연결된 암을 사용하는 것이어서 불편함을 초래했다.

일부 제품은 레이저가 아니라 압축 이산화탄소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역시 공압라인이 핸드피스에 연결되어야 한다. 아직 어떤 기기를 사용할지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필자 스스로 직접 개발해서 제작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트 수류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비교적 튼 공간에 담겨진 약액에 일순간 압력을 가해 100미크론 정도의 아주 작은 구멍을 통과시키면 좁은 통로를 지나며 가속이 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압력을 만드는 방식은 다양하다. 방식에 따라 기계적 특성이 부여되고 성능도 결정이 된다.

초기 모델들은 스프링을 압축한 후 이를 발사해 주사기 피스톤에 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구현됐다. 가장 간단하고 이미 여러 시험을 통해 입증된 안정적인 방식이다.

그런데 이 방식은 빠르게 가속된 스프링과 타격부가 피스톤에 부딪치고 멈출 때 충격과 소음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충격은 사람에 따라 바늘보다 보다 더 아프다고 느낄 수 있으며 소음에 깜짝 놀라기도 해서 감각과 소리에 예민한 얼굴에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뼈 바로 위를 향해 발사할 경우 '텅'하는 쇳소리가 난다. 스프링 힘은 크게 늘릴 수도 있으나 그럴수록 충격도 심해져서 적당한 강도를 사용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동물용에서는 아직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스프링이지만 사람 얼굴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편 원래 동물용으로 사용되던 이산화탄소 방식이 연발 발사가 가능하는 얼굴용 의료기기로도 사용되기 시작했으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도 동물용의 경우 한 번에 주입하는 약액의 양이 1CC 가까이 되어 조직이 팽창하면서 통증을 느끼는 것 같다.

무침 주사기가 전혀 통증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은 아니다. 미세한 느낌이 있지만 0.01초 만에 끝나므로 바늘 주사를 놓을 때 처럼 피부를 찢는 통증은 발생하지 않는다.

바늘 주사는 사람 손으로 이루어지므로 어설프게 빨리 놓으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천천히 주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로 이러한 기술을 가진 전동 주사기도 있다. 그렇지만 바늘을 찌르는 고통은 여전하고 시술 시간이 길어져 큰 장점은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레이저 방식을 접하게 되었다. 초고온의 레이져가 약액과 인접한 공간에서 폭발하듯 물을 기화시키면 그 압력으로 가느다란 물길이 발사되는 원리다. 발사 속도도 빠르고 연발이 가능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문제는 1회 주사 용량이 너무 작아 깊게 투입하거나 다량을 투여할 때는 적합하지 않다는 점이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화약, 직선형모터, 피에조힘 등 다양한 압력원을 사용할 수 있으나 각각 장단점이 존재한다.

줄기세포를 투여할 때 세포가 파괴되는 않을까 시험해보니 피부와 충돌 초기에 아주 일부만 파괴가 되고 나머지는 그 트랙을 따라 들어갔다.

스프링 방식으로 시험한 결과 용량을 0.2cc 이상 세팅하면 깊이 3~4cm까지도 들어갈 수 있어 관절이나 통증 치료를 위해 사용할 수도 있다.

다만 사용이 불편하고 옮기는 과정 중 오염의 가능성이 있어서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모든 문제를 해결한 새로운 기기가 곧 출시될 것 같다. 얼굴에 줄기세포나 엑소좀 등 마음 놓고 빠르게 골고루 주사하며 시술하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은 누구?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은 1991년 성형외과 전문의로 의료계에 발을 내디딘 후 지방 성형을 자주 접하면서 당시에는 흔하지 않던 대량 지방이식을 시작했다. 특히 전문의로서 지방조직을 연구하던 중 의대에서 배운 것과는 다소 다른 지방이식에 관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줄기세포치료의 발전과 보급을 위해 2007년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를 설립, 동료 의사들과 함께 활발한 학술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희영 대한줄기세포치료학회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