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의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돼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주로 안정 시 떨림, 근육 경직, 느린 움직임, 자세 불안정, 보행 장애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이 외에도 인지장애, 우울증 등과 같은 비운동 증상도 동반된다.
현재 양방에서는 도파민 계열 약물 복용이나 뇌심부자극술(DBS) 등 수술적 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약물 장기 복용 시 부작용 문제가 제기되고 있으며, 수술 역시 고령 환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이에 증상 완화를 위한 비수술적 대안으로 한의치료가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한의치료 현황을 분석한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자생한방병원 관계자는 설명했다.
HIRA-NPS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3%에 해당하는 표본을 성별, 연령, 계층별로 무작위 추출해 도출한 보건의료 빅데이터다. 연구팀은 이 중 10년간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1회 이상 한∙양방 진료를 받은 1만8562명을 분석 대상으로 삼았다.
연구 결과 한의치료를 1회 이상 이용한 파킨슨병 환자 비율은 지난 2010년 6.4%에서 2019년 10.6%로 꾸준히 증가했으며 10년간 해당 비율이 약 6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진료 명세서 수를 기준으로 보면 한의치료는 10년간 약 4.9배 증가해 양방 명세서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한의치료 항목별 분석에서는 침 치료가 전체 명세서 중 28.8%로 가장 많았으며 비용 측면에서도 전체의 절반 이상(50.6%)을 차지해 가장 큰 비중을 나타냈다. 건당 침 치료 비용은 약 20 USD로 집계됐다.
또한 환자들이 근육과 관절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한의치료를 적극 선택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결과도 도출됐다. 실제 진료 상병을 분석한 결과, 한의치료 명세서의 58.6%는 '근골격계통 및 결합조직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구체적으로 가장 빈도가 높은 상병은 '등 통증(28.1%)'으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기타 연조직장애(8.3%), 무릎관절증(5.2%), 어깨병변(4.1%) 등 다양한 통증 질환이 뒤를 이었다.
앞서 올해 5월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을 통해 한의통합치료가 파킨슨병 환자의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자생한방병원 증례 보고 및 문헌고찰 연구 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김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전국 단위의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파킨슨병 환자의 한의치료 실태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최초 사례"라며 "파킨슨병 환자들의 상당수가 근골격계 상병으로 한의치료를 이용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