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가이드북은 강원도 내 의료 취약지역 응급실 등 뇌출혈 비전문가 의료진의 뇌출혈 대응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지난 2023년부터 총 3년에 걸쳐 제작됐다. 국내 최초로 응급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전형 임상 지침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뇌출혈은 뇌혈관 파열로 발생하는 치명적인 응급질환으로 단 몇 분의 지연이 생존율과 예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내에서는 고령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생활 습관 변화로 뇌출혈 발생 건수가 꾸준히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병이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지방 중소도시나 농어촌 지역은 전문 신경외과 의료진과 치료 인프라가 부족해 응급실에서 초기 대응이 원활하지 않다. 정맥로 확보, 수액 선택, 기도 관리 등 기본 응급 처치 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고 기존 지침만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려워 실전형 가이드 마련이 절실했다.
가이드북은 뇌출혈 환자 혈압 조절, 약물 투약 방법, 약어집, 치료 권고 사항 등 총 40페이지로 구성돼있으며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솔루션을 결합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인공지능(AI) 기반 CT 자동 판독과 거점병원 신경외과 전문의와 연결되는 시스템을 제시해 초기 진단의 정확성과 속도를 함께 확보할 수 있게 했다. 둘째, 모든 의료진을 위한 현장 실용성을 강화했다. 특정 직군에 한정되지 않고 뇌출혈 진료에 참여하는 모든 의료진이 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이번 가이드북은 기존의 뇌출혈 가이드라인과 다르게 응급 현장에서 누구라도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서로 설계됐다.
가이드북은 의료진들의 임상 경험과 인공지능 기술, 그리고 간호실무 전문성을 결합하여 개발됐다. 특히 간호사 출신이자 한림대학교 인공지능융합학과 석사과정 중인 김서영 대학원생이 참여해 간호실무 관점의 환자 모니터링과 처치 과정을 상세히 담아 실용성을 강화했다. 기도 관리, 혈압 조절, 항경련제 투여, 뇌압 상승 대응 등 응급 상황별 처치 기준을 단계적으로 제시했고 약물별 희석액, 농도, 주입 속도, 금기 사항까지 구체적으로 담았다.
전 교수는 "이번 가이드북은 독립된 지침서이면서 동시에 인공지능, CT 판독 시스템, 원격 협진 네트워크, 환자 이송 플랫폼 등과 함께 개발된 디지털 솔루션의 일부이기도 하다"며 "의료진이 지침을 찾는 시간을 줄여 즉시 활용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현장 대응 속도와 정확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이는 곧 환자의 생존율과 직결되는 성과다"라고 말했다.
이재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iscezyr@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