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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밖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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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은 밖에 있다

[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6)] 영혼 밖에서 바라보기
[글로벌이코노믹=창원과학고등학교 하미정 교사] 겨울 방학 중 멋진 남성을 알게 되었다. 영화채널에서 우연히 알게 된 영화 속의 남성이다. 영화 제목이 127시간이어서 인터넷에 검색을 해 보니 주인공은 산악인 아론 랠스톤(Aron Ralston)이었다. 랠스톤은 혼자서 등반을 하던 중 바위 아래 틈새로 빠지면서 굴러 내린 바위에 오른 손이 끼이고 말았다. 구조는 없었고 시간은 흘렀으며 그는 지쳐갔다. 보통의 조난 영화와 다르게 철저히 혼자서 견디는 시간이었고 스스로 자신을 구조해야 할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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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계곡, 바위틈에 고립된 그가 127시간을 버티고 결국 살아날 수 있었던 힘은 몸과 영혼을 분리했다는 이론과 연결된다. 영혼 밖에서 또 다른 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더 나은 나로 변화할 수 있다는 이 놀라운 기법이 바로 왓칭이다. 이론보다는 실증적 사례를 중심으로 풀어내는 if-then(만일 –하면, 그럼 –하면 되지 뭐!) 공식은 ‘신이 부리는 요술’이라는 부제에 걸맞은 듯 믿기 어려울 만큼 대단한 효과를 부른다.

최근 주변 동료가 몸에 이상이 생겨서 병원에 살다시피 했다.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관계에서 오는 응어리가 쌓여 혈액 순환에 장애가 왔고 혈류가 원활치 못한 결과 온 몸이 불편해진 것이다. 석 달 후에 만난 동료는 편안하고 밝은 표정으로 바뀌어 있었다. 몸이 완치된 건 아니지만 건강해 보여서 우선 안심이었다. 안부를 물었을 때 그 동료는 먼저 병실에서 만난 왓칭을 이야기했다. 나 또한 실제보다 더 힘들어하는 그 동료에게 이 책이 적격이라고 생각하던 참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그 책 속의 사례들과 우리의 경험을 나누자 재회의 기쁨은 더 커졌다. 심지어 다른 환자나 간호사들에게까지 그 책을 소개하고 나누어 주었다는 동료의 말에 책으로 하지 못할 일이 없다는 확신이 생기기도 했다.

주위를 둘러보면 건강이나 미관을 위해 다이어트를 시도하고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알고 보면 몸보다 더 필요한 것이 마음의 다이어트가 아닐까? 나 또한 힘들기만 한 학교생활, 오늘 내일 그만두고픈 자괴감,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사람들, 못난 듯, 못 가진 듯, 허기져 아픈 나의 영혼, 온갖 잡념들에 괴로울 때가 있다. 저자는 이를 ‘마음의 수다’라고 칭한다. 그런 마음을 따뜻하게 바라봐 줄 때 어느덧 잡된 것이 사라지고 홀쭉해진 영혼을 만나게 된다고 한다.
내 몸 밖에 있는 영혼을 만났을 때 텅 빈 상태에 이르게 되고 그것이 곧 참된 나라고 하니, 사랑, 성장, 행복, 기원, 나눔, 감동, 기쁨과 평화. 그 아름다운 가치들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지금 당장 시도해 보자. 영혼 밖에서 왓칭((WATCHING)!

- 『왓칭』, 김상운, 정신세계사, 2011.

2014년 2월 14일(금)

이젠, 읽을 때!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연구소장 하미정


창원과학고등학교 교사, poemm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