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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8. 달의 검인력(劍引力)-(2) 대를 잇는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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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8. 달의 검인력(劍引力)-(2) 대를 잇는 욕심

[글로벌이코노믹 연재소설] 검법 용풍우락(111회)-칼날에 용이 뜨다
“어떻게 일본인과 중국인 협객이 여기까지 온 것이지요? 돌아가신 우광 선생은 당신이 죽인 겁니까?”

“아! 단지 범인을 잡으려고 한 것뿐인데, 외국 무협들과 서로 협조하여 정보를 나누긴 했죠. 내가 창고에서 쏜 분이 우광 무사일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왜 그 분을 쏘겠습니까!”

장두범 형사는 당황한 듯이 코를 킁킁거리며 세게 푼다.

“아,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지와 호랑이 발자국이 검법에 관련됐다고 추측한 제 아이디어가 맞았습니다. 다른 형사들은 비웃었습니다만, 올바른 판단이었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게 일본의 야쿠자와 중국의 삼합회까지 가세한 겁니다. 야쿠자들은 호랑이 발자국을, 삼합회는 검결가 노트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누굴, 무엇을 노리는지! 그게 아직도 아리송합니다.”
그러면서 말꼬리를 흐린다.

아무는 장두범 형사의 멱살을 움켜쥐며 말한다.

“당신을 조정하고 있는 정치인이 누군지 압니다. 그가 사건을 덮어 달라고 하며, 정보를 준 것 아닙니까! 대권을 쥐려고 초력이 깃든 쌍룡검을 얻으려는 야심이지요. 친일파였던 할아버지가 일본인 상관들에게 쌍룡검 얘기를 들어서 효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칼을 소지한 자의 능력을 몇 배로 증가시킨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따르게 하는 능력도 생긴다고 합니다. 쌍룡검이 정말 그런 초능력이 있는지 확인은 안 됐지만, 과연 이순신 장군이 쓰던 신물은 위대한 혼이 서려 있겠지요. 그런 정신을 협잡꾼에게 팔겠다는 겁니까!”

그림=허은숙 화백이미지 확대보기
그림=허은숙 화백
장두범 형사는 아무의 손을 뿌리치며 말한다.

“진품인지도 확실하지 않습니다. 누가 사든지, 국내에 들어오면 되는 겁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겁니다. 위대한 유산이니까 추앙받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알아주는 이에게나 가치가 있는 거지요. 법은 승자가 만드는 겁니다. 난, 그 법을 집행하는 자입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전리품은 승자의 것이라는 겁니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승자입니다. 아시겠습니까! 철두철미하게 승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승자의 편에 서야 합니다. 사범님은 도대체 누구의 편을 들고 있는 겁니까? 사범님이 인정받는 공간은 도장뿐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럼 가까운 시일 내에 도장에서 사범님의 잘난 모습을 뵙겠습니다.”
장두범 형사가 사라진 후에, 아무는 그가 발로 밀어낸 것이 궁금했다. 장두범 형사가 미처 챙기지 못하고 간 손전등을 켜고, 여기저기 살피다가 찾아낸 것은 도깨비의 탈이었다. 푸른 무사 아사의 것이다.

‘아사의 탈!’

분명 장두범 형사는 증거물을 숨기려 했다! 범인을 잡아야 할 사람이 왜 그랬을까?

혹시, 아사의 탈을 쓴 이는 장두범 형사가 알고 있는 인물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일부러 쓰러진 것인지도 모른다. 유력한 주범 용의자를 못 본 척하며 놓아 주었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아무가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인기척에 놀란다. 장두범 형사가 다시 돌아왔다.

“가는 척하면서 줄곧 사범님을 지켜봤습니다. 의심이 가는 점이 있어서요. 사범님은 이노우에가 갖고 온 쌍룡검이 진품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죠? 아, 제가 대신 답하죠. 물론 알고 있었습니다.”

아무는 시체미를 뚝 떼고, 담담하게 말한다.

“이노우에 일가 관련이 깊은 것은 사실입니다. 일제 통치를 영구히 유지하려면 조선의 자유정신을 말살해야 했죠. 상징적인 신물이 이순신 장군의 쌍룡검입니다. 당시 실세는 일본 해군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해군의 앞잡이였던 이노우에를 통해 일본이 가져갔다고 추측합니다.”

장두범 형사는 어둠 속에서 씨익 웃었다. 하얀 이빨이 달빛에 드러난다. 예상이 들어맞은 것에 쾌재를 부르는 미소였다.

“역시 쌍룡검의 진실을 알고 계셨군요! 과연 이노우에가 가져온 쌍룡검은 가짜입니까, 진짜입니까?”

달빛을 바라보는 아무의 눈빛이 순간 빛난다.

“일본에 있는 것은 고대로부터 내려오는 진품이 아닙니다. 이순신 장군께서 전래 쌍룡검은 숨겨 놓으시고, 전쟁용 쌍룡검을 별도로 만드신 겁니다. 일본이 훔쳐 간 것은 장군이 제작한 가품 쌍룡검입니다.”
글로벌이코노믹 글 박신무 그림 허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