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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8. 달의 검인력(劍引力)-(6) 용이 사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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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소설 용풍우락] 18. 달의 검인력(劍引力)-(6) 용이 사랑하다

[글로벌이코노믹 연재소설] 검법 용풍우락(115회)-칼날에 용이 뜨다
용불은 칼집에 칼을 꽂고는 고개 숙여 인사한다.

“어디로 가는 거냐?”

용불은 눈에 빛을 내며 말한다.

“북녘으로 갑니다. 벽을 허물고, 자유를 되살려야지요. 용인 척하는 이무기를 제거할 겁니다!”
“왜 그런 힘든 일을 계속하는 거냐?”

“무사는 제물입니다. 정의를 향해 바치는 제물! 이순신 장군이 조국의 자유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제단에 바쳤듯이! 무사의 사랑은 작은 협의의 집착을 버리고, 대의에 헌신하는 것입니다. 어둠을 버리고, 빛을 바라보는 본심에서 칼빛이 나옵니다.”

아무는 무언가 말하고 싶었는데 차마 입가에서 맴돌 뿐이다. 용불의 떠나가는 뒷모습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내 빛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정 빛을 발할 가슴을 지닌 자가 바로 너로구나! 우광 무사가 너를 제자로 삼은 이유를 알 것 같다!’

그림=허은숙 화백이미지 확대보기
그림=허은숙 화백
아무는 승부를 되새겨본다.
용불의 진지한 눈빛이 눈뜨더니, 땀의 기가 따스하게 흐른다! 그때, 아무는 용을 보았다. 자유로운 영혼이 춤추는 것을 보았다. 인간의 혼이 분해되는 대우주의 본심을 보았다. 화산처럼 불길이 확, 일어나더니 마음의 노고가 순식간에 태워졌다. 이런 칼질이 용불에게서 나오다니!

- 인기척이 났다.

누군가 도깨비 탈을 주워 들고 달아난다. 아무는 뒤를 쫓아갔다. 용불이 남겨준 탈을 잃고 싶지 않았다. 쫓아가다가보니, 호수가 보이는 바위 위에 한 그림자가 쪼그리고 앉아 있다. 그는 도깨비 탈을 쓰고 달을 향해 큰 소리로 외친다.

“다 속고 있는 거다. 세상을 어지럽히는 이무기를 잡아야 한다! 용은 이미 죽고 없다!”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사내를 내버려두고, 아무는 산길을 내려가기 시작한다.

산길을 내려가는 중에, 조명탄이 치솟아 올라 호수를 환하게 비춘다. 조명탄 불빛 아래, 어슴푸레 호수를 헤치며 나아가는 물체가 보인다. 용불이 작은 배를 저어 섬으로 향해 가고 있었다.

그때, 사내가 있던 바위 쪽에서 호수를 향한 단발의 총소리가 들린다.

- 타앙!!

대체 달이라도 쏜 것인가?

돌연히, 한줄기 바람이 소용돌이치며 하늘로 치솟는다. 호수가 서서히 일어나고 있었다. 도로까지 호수물이 들어 올려졌다. 비구름이 몰려온다. 번쩍, 번개가 쳐서 호수를 쫘악, 가르자, 물결이 배를 삼킨다.

그러자 갈린 물 사이로 돌풍이 일어나서 하늘로 치솟는다. 용이 솟아오른다.

용, 풍, 우, 락(龍風雨落)!

먹구름이 하늘을 덮고 땅을 씻길 듯한 물벼락을 순식간에 내린다. 산 속의 협객들은 흠뻑 젖은 채 앞을 다투어 산을 내려갔다. 악당을 물리친 돌개바람 머리가 북녘을 향해 날아간다. 필경 그 머리 위에 용불이 앉아 잔수를 굴리고 있는 이무기의 혼백을 초력칼로 날려버릴 것이다. 천지가 움직이니, 사사로운 인간의 흉상은 단숨에 쓰러져 버리고 말 것이다.

용풍우락은 사랑의 실천이다. 무사의 사랑이 일으킨 초인력이었다. 작은 칼에 담긴 검광이 아니라, 단숨에 소통을 가로막는 어둠을 잘라버리는 하늘의 칼빛이었다.

용불(龍不), 스스로 용이 아니라고 하는 자가 사랑으로 용풍우락을 깨웠다! 자신을 정의를 향해 바치는 제물이라던, 무사의 진실한 칼질이 하늘을 움직인 것이다.

- 부우우, 부우우!

아무는 하늘로 오르는 먹구름 향해 힘차게 호적을 불었다.

‘고맙다. 초력을 깨우는 진법을 배웠다. 절공에 이르는 것도, 천기를 부르는 것도 오직 진실한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걸!’
글로벌이코노믹 글 박신무 그림 허은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