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연재소설] 검법 용풍우락(119회·끝)-칼날에 용이 뜨다
도인이 우광 무사 같기도 하고, 이순신 장군 같기도 하고, 아마도 실제로 본 것인지, 꿈에서 본 것인지 아리송하다. 달이 둥실 떠있다.제단에서는 이화 무사가 청소하고 있었다.
“몽시에 용이 나타나서 공주님이 기다리니 제단에 가보라고 하더군.”
이화 무사는 빙그레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제단 위에 쌍룡검이 놓여있었다. 모처럼 쌍룡검은 제자리를 찾았다. 원래부터 쌍룡검은 하나였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이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떠오른다. 이화 무사도 원래 이 자리에 있던 분이었을 것이다. 모두가 기묘한 검인력에 의해서 이끌려온 것이다.
갑자기, 이화 무사가 긴장해서 옷깃을 여의더니, 어딘가를 향해 두 손 모아 정중히 예를 표한다. 시선을 따라가 보니, 신단수 아래 빨간 옷을 입은 공주가 서 있다. 반가운 마음에 달려가며, 이번에는 얼굴부터 확인하려고 마음먹는다.
- 휘이
한줄기 바람이 불어오고, 그 사이 새가 날아간다. 바람을 가르고 단숨에 달려간 아무는 꼼짝 않고 공주의 눈을 바라보고 있다.
“함께 대륙으로 가요! 그리고 어둠을 밝히는 별이 되어요!”
빨간 옷을 입은 공주, 실은 아리가 말했다. 아무는 그 손을 꼭 잡았다.
수천 년을 이어온 음양신검무의 여정은 멀고도 멀었다. 바람 속에 주저앉고 싶은 시간을 모두 견딘 뒤에, 쓰러지고 다시 일어나는 고개를 넘어서, 어둠을 가르고 생명을 연결하는 초력이 칼날에 담겨졌다.
별자리와 고인돌이 일어섰다. 하늘의 기세와 땅의 창조와 사람의 인고가 어우러졌다. 한 쌍의 칼이 혼신을 다해 춤을 추니, 누웠던 빛이 깨어 일어나 눈을 뜬다.
이미지 확대보기그대가 있어 내게 빛이 나고
둘이 만나 새로운 빛을 낳으니
그 빛이 칼빛이다
하나의 빛은 스스로 일하니
하늘의 근본과 통하고
땅의 의지와 통하고
사람들의 마음 빛을 밝히고
서로 연결하여 진화의 호수를 일군다.
남진계집 무사가 던져 올린 칼이 번쩍, 빛난다. 칼에 신이 닿았다. 칼날에 새겨진 용이 푸드덕, 날갯짓 하며 달을 향해 날아오른다. 제단의 계단이 하늘을 향해 섰다. 쌍룡(雙龍)이 용트림하며 대륙을 향해 나아간다.
수천 년의 염력이 용의 초력을 부른다는 음양신검무는 다시 깨어났다!
칼빛은 먼 대륙을 돌아 큰 원을 그리며 돌아올 것이다. 절망에, 불의에 꺾이지 않는 무사의 정신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칼이 별이 된 사연은 이러하다.
무사는
보이지 않는 곳에 시선을 두고
어둠을 가르는 칼빛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피었다가
불꽃처럼 사라진다
연재를 마치며
상상의 영역을 넓힌다는 것은 진정한 자유를 얻는 것이다. 현대는 물질문명이 고도로 발전해 나가는데, 아쉽게도 인간의 본성은 물질문명이 대신 할 수는 없다. 인위적인 문명을 따라가지 못하는 인성은 오히려 고통을 받고 있다. 인간은 사람과 하늘과 땅의 관계성에서 스스로 해야 할 역할이 있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인간다운 역할을 실행하며 산다는 것이다.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청하는 것 역시 건강한 삶이다.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면 무엇보다 생각이 자유로워야 한다.
그런 의미로 과거와 미래까지 생각의 영역을 넓힐 수 있다면, 사물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나라는 존재가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조상이 치명적인 단절을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단한번의 치명상이라도 허용했다면, 나라는 존재는 태어나지도 못했다. 그러니 나의 존재는 기적이며, 기적을 만든 조상의 삶에는 매우 중요한 비기가 담겨 있다고 봐야 한다. 이런 소중한 지혜를 잃어버리면, 미래의 후생에게 문제 해결 능력 없는 생존력이라는 매우 부담스런 짐을 물려주게 될 것이다. 우리 생존의 기본을 돌아보고, 선조들의 철학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검법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무사의 수련은 살면서 당연히 갖게 되는 쓰레기를 주기적으로 잘라버리는 노력이다. 빈 마음에서 올바른 기와 사고와 상대를 안는 여유가 나온다. 천지를 담는 경지의 큰 그릇까지 가지는 못할망정, 자꾸 비어내는 노력은 모든 걸 치유하는 울림과 연결된다. 검기의 상상력으로 내 마음의 쓰레기를 내어 버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검법 소설 쓰기가 깨달음과 영적 성숙의 계기가 되었음을 고백하며, 지면을 내어 준 분들과 읽어준 분들의 마음이 내겐 성장의 빛이었다. 특히 어려울 때에도 나와 동행해준 칼빛에게 감사를 전한다. 고마워 칼빛! 니가 있어 살아났고, 행복을 갖게 되었어!
- 추고 -
작가명을 지어주었고 연재를 할 수 있게 신문사에 연결시켜준 장석용 교수님! 덕분에 한바탕 검무를 추었습니다.
졸고를 정리하여 게재해 준 노정용 부국장님! 애쓰셨고 감사합니다.
독자님! 따스한 눈빛으로 바라봐 주어 한바탕 입담을 풀며, 검무를 추었습니다. 저는 매우 즐거웠습니다. 저의 칼빛이 독자님들을 즐겁게 하였는지요? 부디 즐거웠으면 합니다. 읽어 주어서 깊은 감사드립니다.
박신무 올림
글 박신무 그림 허은숙 화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