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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12)] 고독과 친해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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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12)] 고독과 친해지기

무더위에 방학, 각종 여행과 모임이 생겨나는 8월. 신 나는 휴가 기간이자 흐트러짐의 달이다. 한 학기 아이들과 씨름하며 여유로움과 쉼이 필요한 시기이긴 하지만, 흐트러진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다. 나도, 아이들도 생활 리듬이 깨지고 독서나 공부도 많이 소홀해지며, 예배에 빠지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유난히 많이 흐트러졌던 이번 여름에 집어 든 십대를 위한 '고전 콘서트'는 마음의 안정과 함께 고전을 읽고자 하는 욕구를 다시금 불태워주었다.

의미를 찾기 힘들면 선뜻 뭔가 하지 못하는 내게 그 의미라는 것이 생각하면 할수록 미궁이었다. 내 일과 삶의 의미를 나름 강하게 부여하며 살았는데 내가 부여한 의미가 맞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이 들자 모든 일에 의욕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 상황에서 만난 '난중일기', '월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 대한 해설은 내가 의미를 부여한 과정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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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만 해도 가슴이 저미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홀로 의연히 견뎌낸 이순신. 늘 고독해야 했던 그가 그 고독을 정면으로 받아들이며 진짜 힘을 얻었다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이는 데이비드 소로, 니체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월든 호수에서 고독의 시간을 보낸 소로는 그 안에서 자기 내면을 더 강화했을 것이다. 알프스산맥을 바라보며 요양을 했던 니체 또한 그 곳에서 초인의 이상을 키워나갔다. 치열하게 홀로 싸우고 그 두려움과 혼란을 이겨낸 사람은 잘 흔들리지 않을 것인데 내게는 그런 시간이 부족하지 않았을까. 늘 주변에 사람이 많고 이야기를 즐기며, 진정한 힘을 얻을 시간을 스스로 빼앗기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고독과 친해지는 시간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우선 이 책 속 7권의 고전 중 만나지 못한 것들과 고독한 소통을 시도하는 것으로 시작해봐야겠다. 고독과 친구 삼아 소크라테스가 말한 마음속 다이몬(양심의 소리)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내가 변함없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해 보기로 했다. 다이몬의 소리와 기도로 무언가 들리면 이제 흐트러지지 않고 행복하게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싶다.
오여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서울상원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