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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38)] 도올만화논어1 ‘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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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538)] 도올만화논어1 ‘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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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는 선(禪)이다. 자세한 설명 없이도 깨달음을 얻기 때문입니다. 한시도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는 호학(好學)의 삶을 산 공자는 인류 역사상 가장 지혜로운 인문학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그 노력을 존중하면서도 불평을 말하는데, 그 공통점은 이 책이 읽기에 너무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 대답이 만화였습니다.

도올 만화 논어(1~5)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논어 한글 역주'(전3권)를 만화작가 보현이 정교한 그림 재능과 함께, 치열한 지식의 축적과 그 지식의 다채로운 활용을 통해 만화로 풀어낸 책으로, '논어'의 일부분이 아닌 전체 내용을 역주와 함께 소개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도올 만화 논어1(학이)장은 마치 공자의 인생 전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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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子曰 :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 우선, 공자에게 있어 학 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학 과는 다릅니다. 공자는 우리처럼 학교에 다니고 입시를 걱정했던 사람이 아니니까요? 공자의 학은 오늘날의 학문이 아닌 六藝(禮, 樂, 射, 御, 書, 數)를 말하는 것입니다. 배운 것(學)을 익힌다(習)는 것은 실천을 의미하는데, 배움과 실천은 반드시 때(時)를 갖습니다. 때를 잘 맞추는 것 즉, 시중(時中)이야말로 동양사상의 중요한 가르침인 것이지요. 끝으로, 불역열호의 역(亦)을 다른 즐거움도 있는데 이것 또한 즐겁다는 정도로 풀이하면 안 됩니다. 여기서 역(亦)은 다른 것과 비교할 수 없는 절대적인 내면의 기쁨을 강조하는 뜻으로 쓰였답니다.(공자의 그칠 줄 모르는 호학정신 – 청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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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子曰 :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 공자는 학 을 통하여 인생의 의미를 추구하였는데, 혼자 하는데 그치지 않고 집단적으로 했다는데 그 위대함이 있지요. 공자의 학단은 배우려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들어진 집단이었고, 따라서 붕 이란 단순한 친구가 아닌 학을 위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지요. 공자에게는 친구 와 제자 의 명확한 구분이 없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배움을 위해, 큰 뜻을 위해 사방에서 몰려드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요?(붕당을 통한 학단의 형성 – 장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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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子曰 :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 공자의 삶은 자신을 등용해 줄 군주를 만나기 위해 떠도는 삶이었으니 그런 공자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정치적 등용의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뜻이지요. 온(慍) 은 단순한 부끄러움이 아니라 치밀어오는 분노. 우리말로는 한(恨) 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공자의 일생은 분노와 한에 찬 인생이었고, 알아주는 이 없는 고독한 인생이었죠. 공자는 정치적 실현과 도덕적 이상 사이에서 도덕적 이상을 선택했습니다. 만일 공자가 어느 나라의 대부가 되어 그곳에 정착했다면 우리는 인류의 스승을 잃었을지도 모릅니다.(정치적 좌절과 새로운 문명의 틀 창조 – 노년기)

논어를 제대로 읽으면 사람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도올 만화 논어1 학이편은 공자학교에 입학한 초심자들에게 배움의 목적과 군자의 덕성을 알리는 총 16장의 내용으로 되어 있답니다. “배우는 데서 기쁨을 찾고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군자의 길을 가라~”

결국 공자는 이 세 마디로 <논어>라는 위대한 재즈의 서곡(序曲)을 연주한 것입니다.
「논어」를 읽으매, 어떤 자는 읽고 나서도 전혀 아무 일이 없었던 것과도 같다. 어떤 자는 읽고 나서 그중의 한두 구절을 깨닫고 기뻐한다. 또 어떤 자는 읽고 나서 참으로 배움을 즐기는 경지에 오르는 자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읽고 나서 곧 바로 자기도 모르게 손으로 춤을 추고 기뻐 발을 구르는 자도 있다.” -程子(1032~1085)

평생 배움에 대한 열정을 불태운 인간, 실패했지만 실패로 인해 인류의 스승이 된 공자, 헌신적으로 그를 따르던 강렬한 개성의 제자들, 여러분도 「논어」의 드라마에 푹 빠져가면서 “깨인 나”를 발견하였으면 합니다.(작가 普賢)
이석인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횡성고등학교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