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행동에 앞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고 정확한 판단은 종합적 분석, 논리력, 지적인 검토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언어에 대해 숙달해야 정확한 판단에 도달할 수 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말은 행동이기도 하다. 물리적 몸짓을 기준으로 보자면 말은 행동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말을 통해 힘을 얻기도 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을 보면, 언어는 ‘행위’가 분명하다.
이상을 생각해보면 말과 행동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 따지는 일은 무의미해 보인다. 행동도 잘해야 하고 말도 잘해야 한다. 그래서 시작된 기술이 수사학이다. 역사적으로 수사학은 그리스에서 시작했다.
투키디데스의 ‘폴로폰네소스 전쟁사’에 실린 연설에서 페리클레스는 아테네를 “헬라스의 학교”라 부르며, 아테네의 민주정체를 소리높여 찬양한다. “소수자가 아니라 다수자의 이익을 위해 나라가 통치되기에 우리 정체를 민주정치라고 부릅니다. 시민들 사이의 사적인 분쟁을 해결할 때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합니다.” 페리클레스의 이 연설은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을 정중하게 높이고 명예롭게 하는 명문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처럼 고대 그리스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지는 훌륭한 연설문은 많다. 다만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어떤 경우에는 연설가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있으나 정작 연설문 그 자체를 읽어볼 기회는 생각보다 적다.
그래서 반가운 책이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이다. 이 책은 페리클레스의 추도연설문뿐만 아니라 민회 연설문 2편을 더 소개한다. 그 밖에도, 아테네 최고의 법정연설문 작가로 알려진 뤼시아스와 웅변가의 대명사 데모스테네스의 연설문을 소개한다.
하지만 내게 더욱 반가운 인물은 서양 인문교양 교육의 바탕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이소크라테스다. 이소크라테스는 플라톤과 같은 시기에 살았던 수사학 교사다. 당대에는 플라톤보다 명성이 더 높았다. 그가 쓴 연설문은 현재 총 21편이 전한다. ‘그리스의 위대한 연설’에 실린 글은 ‘시민 대축제에 붙여’다.
연설이 부재한 사회, 연설문을 읽을 일은 더더욱 없는 우리 생활이기에, 명문으로 전해지는 그리스 연설문은 색다른 독서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드라마보다 다큐멘터리가 더 마음에 와 닿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즐거운 독서다.
김우영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경기 안양여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