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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일명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고 부르는 그녀의 작품은 대부분이 증언록이라는 점에서 팽팽한 긴장감과 함께 살아있는 작중인물을 눈앞에서 만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특히 최근에 우리나라에 소개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는 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거나 전쟁을 목격한 200여명의 여성들의 이야기를 모은 책으로 논픽션이지만 마치 소설처럼 쉽게 읽히는 책입니다. 그녀의 이야기는 조미료와 첨가제를 넣어 억지로 맛을 낸 가공식품이 아니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있는 그대로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여 진한 울림으로 나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전쟁이 터지자 100만 명 이상의 평범한 여성들은 조국과 가족의 이름으로 총칼을 들고 전장에 나가 싸워야 했습니다. 전쟁이라는 가혹한 운명 앞에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버릴 수밖에 없었으며, 죽음으로 가득한 전쟁터에서 끔찍한 일을 겪으며 그저 하루하루 살아있음에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사방에 시체가 널브러진 들판을 걸어갈 때의 공포감, 전장에서 첫 생리를 한 소녀의 당혹감, 처음 사람을 죽이고 엉엉 울어버린 소녀의 겁에 질린 눈망울이 그대로 내 마음에 들어와 전율을 일으켰습니다.
“와요. 꼭 다시 와야 해.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침묵하고 살았어. 40년이나 아무 말도 못하고 살았어.”
“폭격은 밤에야 끝이 났어. 그리고 다음날 아침에 눈이 내렸지. 우리 병사들 주검 위로 하얗게…… 많은 시신들이 팔을 위로 뻗고 있었어. 하늘을 향해…… 행복이 뭐냐고 물어주겠어? 행복…… 그건 죽은 사람들 사이에서 기적처럼 산 사람을 발견하는 일이야.”
이처럼 그녀의 작품은 전쟁 속에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사연들을 그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신문 기자 출신이라는 특색에 맞게 ‘다큐멘터리 형식’에 따라 분쟁을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있는 것이지요. 그러한 점 때문에 알렉시예비치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는데 문제는 그녀가 현재 러시아와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 출신의 작가라는 점, 그리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반대하는 성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발표될 때마다 나오는 ‘노벨문학상은 정치적이다.’라는 말을 또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현대사에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 때문에 아직도 고통 받으며 살아 숨쉬는 ‘인간’, 특히 ‘여성들’에 주목하여 감정을 소통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이미지 확대보기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 평생교육원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