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지금 읽고 있는 번역본은 이번에 사단법인 '올재'가 전쟁사 연구자 임용한 박사에게 의뢰하여 낸 새로운 판본이다. 서문에서 역자는 이 책을 번역한 경위와 과정을 비교적 상세하게 설명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이번 판본이 기존 번역판 곧 남만성 판과 김광수 판을 모두 아울러 한학자가 보는 시각과 군사학자가 보는 시각을 통합하려 했다는 점이다.
책에는 손자가 쓴 원문보다 번역자가 붙인 해설과 예시가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동서양에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름난 전쟁 속 에피소드가 다채롭게 소개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그러니 이 책이 지닌 성격을 엄격하게 말한다면, '손자가 쓴 병법'이 아니라 '손자가 쓴 병법서를 읽는 시각'을 담고 있다 하겠다. 이 상황이 마뜩찮은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이런 독서가 즐겁다.
이런 맥락에서 임용한 박사가 줄곧 강조하는 바는 손자가 말하려는 핵심은 병법이 제시하는 설명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그 행간에서 강조되는 인문학적 통찰력을 익히려 노력하라는 주문이다. 그리고 인문학적 통찰의 핵심은 주어진 여건과 상황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다.
그렇다면 조직에서 인격보다 강렬한 개성을 무조건 용납해야 옳은가. 인문학적 통찰이라는 덕목은 이 역시 법칙으로 제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할까? 결국 주어진 문제에 얽힌 복잡한 변수를 관찰하고 통찰하고 세심하게 분석하고 때로는 과감하고 때로는 절제 있는 반응을 보여야 맞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이 과정에서 지치지 않음'이라 하겠다. 굳이 비교하자면 아리스토텔레스가 '니코마코스 윤리학'에서 말한 프로네시스(phronesis)를 발휘하라는 주문이다.
김우영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아침독서편지 연구위원(경기 안양여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