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 경매회사 코베이(대표 김민재)는 오는 16일 수백 년 전 고자료부터 근현대사 자료, 미술품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삶의흔적 반올림#' 특별경매를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 코베이 특별경매에 출품된 '수이록(樹彛錄)'은 사도세자의 탄생부터 성장과정, 뒤주에 갇히게 된 까닭, 뒤주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상황, 정조에 의해 추숭(追崇)되는 과정을 자세히 기록한 필사본(筆寫本)이다. 영종(英宗) 4년 무신년(戊申年)에 영조의 첫째 아들 효장세자(孝章世子)가 죽고, 영종(英宗) 11년 을묘년(乙卯年) 정월 21일에 영빈이씨(暎嬪李氏)가 둘째 아들인 사도세자(思悼世子)를 낳은 기사(記事)로 시작되는 '수이록(樹彛錄)'은 이후 사도세자의 성장과정부터 죽음을 자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책 후반부에는 '현륭원지문(顯隆園誌文)'이 담겨있는데, '현륭원(顯隆園)'은 정조가 지극한 효성을 다하여 천장(遷葬)한 사도세자의 무덤이다. 현재 경기도 화성시 태안읍 안녕리에 위치해 있다.
궁궐을 봉쇄하고 조정 대신들조차 출입하지 못한 사도세자 죽음의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써 내려간 '수이록(樹彛錄)'의 경매번호는 78이며, 시작가는 70만원이다.
이와 함께 이번 코베이 특별경매에는 영조, 정조와 관련된 다양한 작품이 출품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조가 봄에 권농(勸農)하기 위해 곡식의 씨를 뿌리는 것을 관람하던 중 어제 시를 짓고, 동행했던 왕세손 정조, 영의정 김상복, 호조판서 채제공 등 42명의 이에 대한 화답 시를 담은 '관가갱재록(觀稼賡載錄·경매번호 4)이 출품됐다.
영조와 정조의 어제 시는 물론, 두 왕을 보필했던 채제공 등 당대를 대표하는 인물들의 자작시가 담겨있는 이 작품의 경매 시작가는 150만원이다.
또 정조가 활쏘기를 한 후 신하에게 내린 문서인 '고풍(古風·경매번호 38)'도 만나볼 수 있다. '고풍'이란 활쏘기를 할 때 임금이 과녁에 화살을 맞히면 임금을 모신 신하에게 상을 하사하던 일을 말한다. 정조의 친필이 담겨 있는 이 문서의 경매 시작가는 500만원이다.
노정용 기자 noj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