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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10)] 레미제라블…사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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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10)] 레미제라블…사랑으로

‘사랑’은 시간과 장소, 그리고 대상을 막론하고 늘 우리 안에 있어야 할 것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연말 요맘때면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구세군이 등장하여 이웃돕기 성금을 모금하는 등 ‘사랑’으로 어려운 이들을 보듬고자 하는 행사도 많고 자발적으로 기부를 하는 이들도 부쩍 많아집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10년째 익명으로 동전을 기부하는 부산 해운대의 ‘동전천사’, 평생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1억 원을 기부한 할아버지 등 훈훈한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우리의 가슴을 따뜻하게 데워줍니다.

사랑을 실천한 가장 위대한 인물을 들라고 한다면 서슴없이 ‘장 발장’을 들 것입니다. 물론 장 발장은 현실의 인물이 아니라 문학 작품 속의 인물이란 점에서 동전천사나 경비원 아저씨 등과 비교하기는 어렵겠지만 백오십여 년을 훌쩍 뛰어넘어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진정한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워준 사람이라는 점에서 그를 능가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빵 하나를 훔친 죄로 19년을 감옥에 있으면서 사회에 대한 증오심을 키우고 불만과 고통으로 일그러진 삶을 살아야 했던 그가 미리엘 주교를 만남으로써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된 것은 그의 안에 잠자던 ‘사랑’의 감성이 꽃봉오리를 열고 서서히 피어났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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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미리엘 주교는 어떤 분이었기에 이처럼 장 발장의 메마른 가슴에 사랑이라는 꽃씨를 심고 활짝 피어날 수 있도록 하였을까요. 민음사에서 출간된 <레 미제라블>은 모두 다섯 권으로 되어 있는데 그 중 1권은 미리엘 신부의 이야기부터 시작되며 장발장을 용서와 사랑으로 구원하는 이야기와 불쌍한 여인 팡틴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특히 흥미로웠던 것은 미리엘이 신부가 되기 전 젊은 시절을 온통 사고와 여색에 빠져서 보내다가 이탈리아로 망명을 가서 지내다 다시 돌아와 사제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장 발장에게 진정한 사랑을 가르쳐준 미리엘 주교의 모습과 연결은 잘 되지 않지만 이런 것이 원작을 읽는 재미이거니 하고 생각하니 나머지 책들도 기대가 많이 됩니다.

장 발장은 여러 차례 위기가 있었지만 그때마다 이름을 바꾸며 팡틴과의 약속을 지키고 코제트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대적 배경을 고려한다면 민중의 승리를 외치는 정치적 색채를 띤 소설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인간에 대한 사랑의 승리를 선언한 방대한 휴머니즘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어두운 곳에 손을 내밀어 그들의 삶을 등대처럼 밝혀준 ‘사랑’의 힘은 참으로 위대하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이 해의 마지막 나날들, 많은 할 일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겠지만 좀더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간다면 어떨까요? 아마 바람 부는 벌판에 서 있어도 결코 외롭지 않겠지요(해바라기, <사랑으로> 가사의 일부 인용).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 평생교육원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