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학교에 처음 왔을 때 자율장학 수업을 보신 교장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이다. 그러면서 읽기를 추천하신 책이 바로 자크 랑시에르의 ‘무지한 스승’이었다.
예전부터 읽어 보려고 했으나 내가 무지하여 추상적인 단어들의 의미가 정확히 잡히지가 않아 몇 페이지 읽지 못하고 내려두곤 했었다. 그러다가 2년 동안 6학년 담임을 하고 나서야 자꾸 그 말이 밟혀 마음먹고 끝까지 읽어냈다.
우선 아이들이 예전처럼 설명에 집중해내지 못하는 것을 인정해야했다. 나름 말을 재미있게 잘 한다고 생각하는 내가 수없이 자존심 구겨지는 상황들을 접하고, 이게 단순히 아이들이 산만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학생 주도의 수업을 한다고 자부했지만 실제 많은 부분에서 내가 주도권을 가졌던 것 같았다. 아이들이 즐거워하여 내가 많이 쓰던 활동이나 게임들 또한 배움으로 연결되지 못하거나 오히려 배움에 방해가 되는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며 나의 교육활동 전반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성을 느꼈다.
우월한 자가 열등한 자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평등한 상태에서 교사는 학생의 지능이 쉼 없이 실행되도록 의지를 북돋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랑시에르는 교사의 의지가 학생의 의지와 관계 맺고, 학생의 지능이 책의 지능과 관계 맺는 것이 진정한 지적 해방의 출발점이라고 말한다. 이를 정치 사회 영역으로 넓혀 가진 자, 혹은 지배자가 우월한 것이 아니라 평등하다는 것을 인정한 상태에서 피지배자들을 설득해 나가는 것이 더 합당한 사회라는 이야기로 연결한다.
하지만 실제 우리 아이들에게 책의 지능과 씨름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은 교육을 통해 이미 우월한 지능이 존재한다고 인정해 버렸기 때문에 그 의지를 상실해 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으면서도 책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문이 든다. 지능이 평등하든 불평등하든 어쨌든 사회는 불평등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만, 지배하는 자들이 뭔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같은 부족한 인간임을 인정하며 상황을 서로 납득시키는 불평등한 사회가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내 교실에서 그 출발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또 머리가 복잡해진다.
오여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사무차장(서울상원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