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 김용택뿐만 아니라 그 또래의 어른들, 특히 시골에서 자란 어른들은 모두 비슷한 경험들을 공유하고 있지 않을까. 소여물 주고, 돼지 키우고, 닭을 사육하는 농촌의 일상, 마을을 따라 흐르는 강가에서 오줌을 갈기며 풀을 뜯어 피리를 불러본 기억들이 아마 그 또래의 어른들 머릿속엔 오롯이 자리 잡고 있을 것 같다.
그의 산문집에서 또 하나 기억에 남는 내용은 그의 아버지가 직접 살 집을 만드는 장면이다. 산에서 좋은 나무들을 베어와 터를 잡고 기둥을 올리고 서까래를 깔고 지붕을 올리면서 품을 들여 정성껏 살 집을 마련하는 장면은 무척 인상 깊다. 남이 지은 곳, 시멘트로 된 아파트에서 돈을 주고 사서 살고 있는 요즘의 세상에서는 참 상상도 못할 만큼 신기하고 새로운 일이다. 그 곳에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 그의 말을 들으며 그의 시적 감수성이 어디서부터 오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김용택 자신이 갖고 있는 고유의 언어적 섬세함에 섬진강의 자연이 주는 넉넉하고 풍성한 정감이 보태어 그를 섬진강의 시인으로 만든 것이 아닐까.
시를 통해서 시인의 섬세한 관찰력, 자연과 인간에 대한 따스한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면 그의 산문집을 통해서는 그를 지금의 뛰어난 시인으로 만들게 된 시적 감수성의 생생한 원동력을 들여다보는 느낌이다. 우리에게 김용택과 같은 시인이 있다는 것은 소중한 축복이다.
이동구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원(광성고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