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만난 강신주의 감정수업은 나와 좀 다른 입장을 가진 책이었다. 목차를 보고 스피노자가 말한 인간의 감정을 매개로 하여 유명한 세계 문학작품들 이야기를 하는 점이 흥미로워 읽기 시작했다. 사실 문학작품 소개를 보는 데 초점을 두려는 의도로 책을 집어 들었으나 읽을수록 내 의도보다 감정의 자유를 말하려는 작가의 철학에 빠져 한참을 고민하게 되었다. 500쪽이 넘는 책이지만 작가의 이야기가 흥미로워 쉽사리 책에서 손이 떨어지지 않았다.
작가는 자아를 잃고 방황하는 현대인에게 지금 시급한 문제는 바로 자기감정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수많은 걸작 속 인물과 현실 이야기를 들어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현재 삶을 충만하게 하고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끊임없이 의문이 드는 건 ‘수많은 인간들이 감정과 욕망에만 충실할 때 서로 충돌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은 누구의 책임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였다. 단순히 노예근성, 인습, 억압 때문에 감정을 절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살아가는 인간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 때문에 절제가 필요하지 않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지금 내 감정의 정확한 실체를 확인하려는 노력은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내 감정이 사랑인지 연민인지 끌림인지 스스로 파악해낼 수 있을 때 그 감정에 충실할지 절제가 필요할 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내 생각처럼 이성 안에서 감정을 판단하고 통제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오여진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사무차장(서울상원초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