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씨는 어쩌면 대학에 재학중이거나 대학을 졸업한 요즘의 젊은이들과 비교하면 훨씬 더 여건이 좋지 않았다. 매번 실패만 하는 낙오자 인생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어 자살을 결심한다. 남들처럼 멋진 미래나 인생을 살 수가 없을 것 같았던 그는 산에서 잠들면 쉽게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강원도의 산골로 여행을 떠났다.
세상에 태어난 이상, 그래도 뭔가 한 번은 해보고 죽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믄득 들었다. 그래서 그는 돈 한 푼 없이 무작정 미국 유학을 떠났다. 그러나 유학이 끝나갈 무렵, 갑자기 오른 학비를 감당하지 못해 귀국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미국 유학을 떠났다고 하니 독자들은 그가 영어는 잘했겠지, 하고 지레 짐작할 것이다. 하지만 대학에 네 번이나 떨어진 실력이니 제대로 된 영어가 될 리가 없었다.
그렇다. 안 씨가 보통사람과 다른 점은 우수한 지능보다는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지녔다는 점이다. 뿐만 아니라 머리로 생각하기에 앞서 몸으로 현실과 과감하게 부딪힌 점도 남달랐다.
그냥 유학에서 돌아오기에는 너무 아쉬워 안도현 씨는 50일 동안 자동차로 4만㎞를 달리며 미국 48개 주를 횡단했다. 현지인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그곳에서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미국 경제와 비즈니스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얻게 되었다. 그 후 홍콩, 중국, 베트남, 태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등 세계 어디든지 갔고, 그곳에서 각 나라마다 경제와 문화, 사람을 경험하며 세계의 살아있는 비즈니스를 이해하게 되었다.
단순한 여행이 아닌, 현지의 사정을 오롯이 이해하며 성공과 실패를 넘나들었던 그의 여정은, 그가 다니는 회사와 생활도 바꿔놓았다. 경기도청, 코트라, 김앤장, 교보생명, 삼성에 이르기까지 여러 직장을 다니며 성공가도를 달리던 드는 지금은 외국계기업의 동남아 총괄개발 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의 '초국적 도전'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는데 100개국을 가보는 게 그의 다음 목표다.
안도현 씨는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그래 떠나 안도현처럼'(글별)이란 책으로 펴냈다. 이 책은 그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의 청년들이 더 이상 '헬조선'에서 막막해하지 말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가 되기를 응원한다. 저자는 목소리 높여 말한다. "한국인이라고 꼭 한국에서 평생 살아야 하나요?"
노정용 기자 noj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