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부터 접근해야 할지, 무엇을 어떤 식으로 읽어가야 할지 막막하기 때문이다. 무턱대고 처음부터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을 읽는 것은 철학에 대한 혐오감을 갖게 할 수도 있다. 특정 학자의 사상보다는 전체적인 철학사의 흐름을 두루 알고 싶은데, 그 길로 진입하는 것이 참 어렵다. 철학사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를 쌓고 싶지만 힐쉬베르그나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분량부터 읽는 이를 압도할 뿐만 아니라 그 특유의 번역체에서 오는 독해의 난해함은 철학사의 문을 두드리는 많은 초심자들이 철학으로부터 등을 돌리게 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 철학사를 균형 있게 소개하며 철학사에 대한 기본적인 소양과 지식을 갖게 해 주는 좋은 책이 있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이진경의 『철학과 굴뚝청소부』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무엇보다 자신이 이해한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유를 통해 어려운 철학 사상을 가급적 쉽게 풀어서 독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저자의 1차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재구성된 내용이므로 이 책은 2차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 힐쉬베르거나 러셀의 책을, 또는 1차 텍스트에 해당하는 특정 학자의 책들을 읽는다면 훨씬 이해하기가 좋을 것이다. 즉 이 책은 서양 철학 입문을 앞둔 상태에서 본격적인 철학사를 읽어 내려가기에 앞서 예비적 소양을 쌓기에 아주 좋은 책인 셈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철학사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사람이라도 서양 철학에 등장하는 주요 철학자들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잘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가 이해한 바를 자신의 독특하고 참신한 비유와 설명을 통해 전달하여 어려운 내용에 대한 개념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요컨대 서양 철학사를 하나의 물결에 비유하자면, 초심자들이 어렵지 않게 그 물살을 탈 수 있도록 둔한 몸을 단련시켜 주는 셈이랄까.
이동구 (사) 전국독서새물결모임 진로독서센터 연구위원(광성고등학교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