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2월은 한국의 봄이나 가을처럼 훈풍이 불어 얇은 옷을 입고 어깨를 편 채 활보를 할 수 있으니 유독 추위를 타는 나로서는 우선 추위를 벗어났다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그리고 내가 가장 존경하는 번역가인 이윤기 선생님을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가 환갑 조금 넘은 때에 돌아가신 것을 안타까워하며 그의 번역본 ‘그리스 로마 신화’의 곳곳에서 본 유적지를 그대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 이번 여행의 큰 즐거움입니다. 또한 그가 번역한 ‘그리스인 조르바’를 떠올리며 책과 영화에서 본 ‘조르바’라는 인물과 거리에서 만나는 그리스 사람들의 이글거리는 눈매와 두툼한 얼굴을 겹쳐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그리스인 조르바’ 이야기는 젊은 지식인 ‘나’가 크레타 섬으로 들어가는 배를 기다리다가, 거침없는 자유인 조르바를 만나면서 시작됩니다. 조르바와 ‘나’는 지극히 상반된 삶을 살아왔고 생각도 아주 다르지만 결국은 크레타 섬에서 좋은 동반자로 함께 생활하게 됩니다. 조르바는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나’에게 자유란 무엇이며 진정한 삶은 무엇인지 가르쳐주게 됩니다. ‘나’는 비록 사업은 실패했지만 온 몸에 감정을 실어 춤사위로 표현하는 조르바의 꾸밈없고 아름다운 삶을 배우게 됨으로써 비로소 자신을 구속했던 주변의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감을 느끼게 됩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내 안에 또 다른 조르바가 있는지 나는 늘 영혼이 자유롭고 싶습니다. 때로는 여행을 통해 일상을 벗어남으로써 자유를 만끽하게 되는데 아마 내 안에 있는 조르바는 춤을 추지 못하는 몸치인 나를 자유롭게 하고자 대신 나를 이처럼 여러 곳에 데려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게도 ‘그리스인 조르바’의 공간적 배경이 된 크레타 섬은 비수기라는 이유로 교통편이 좋지 않아 이번 여행 일정에서 제외하긴 했지만 언젠가 다시 그리스 여행을 한다면 제일 먼저 크레타 섬을 여정에 포함시키고 싶습니다. 소설 속에 묘사된 크레타 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바다를 온몸으로 안고 자유로움을 만끽하며 춤을 추는 조르바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대 평생교육원 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