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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65)]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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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따뜻한 독서편지(665)] 그리스 로마 신화의 흔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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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어디인지, 바다가 어디인지 가늠할 수 없는 아름다운 코발트빛 에게 해를 눈에 담고 며칠 전 한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날 저녁 뉴스를 보면서 에게 해를 건너 그리스 코스 섬에 들어오는 난민들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에게 해를 건너 온 난민들은 그리스에서 발이 묶여 유럽의 다른 국가로 가고 싶어도 국경을 폐쇄하여 가지 못하게 되자 시위를 벌이고 노숙을 하는 등 처참한 광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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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에서 난민 이동의 ‘병목현상’이 발생한 것은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통로인 발칸반도 국가들이 국경을 통제하고 나서면서, 15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도메니 난민촌에 발이 묶인 난민들이 7000명에 달했기 때문이지요. 이미 포화 상태인 이도메니 난민촌에는 날마다 수백 명이 새로 도착하고 있다고 하니 그리스 정부로서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체육관, 회의장, 호텔 등을 난민에게 개방하고 새로운 임시 거처를 건설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난민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지요.

사실 이번에 그리스에 가면서 나는 약간의 환상을 가졌습니다. 유럽 문명의 시원이자 인류 문명의 원초가 되었던 나라, 화려한 신들의 세계를 상상하며 수없이 읽었던 그리스 로마 신화의 본고장을 간다는 생각에 가슴이 많이 뛰었었지요. 하지만 막상 도착해서는 정비가 잘 되지 않은 도로와 관리가 허술한 문화재, 무질서하고 게으른 시민의식 등으로 실망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그리스의 지극히 한 부분만을 보고 이런 말을 함부로 하면 안 되겠지만 환상은 언젠가는 깨진다는 법칙을 몸소 체험하고 돌아온 셈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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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부럽기만 한 것은 에게 해의 푸른 바다와 올리브나무의 열매를 익게 하는 밝고 강열한 햇살, 많은 신전과 극장, 경기장 등 거대한 유적들을 갖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번역으로 유명해진 이윤기의 <길 위에서 듣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면 우리나라 절의 금강역사의 손에 쥐어져 있는 것이 바로 제우스의 벼락이고, 머리에 뒤집어 쓴 것이 헤라클레스의 사자 가죽이라니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서양만이 아니라 이곳 동양에까지 폭넓게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리스 로마 신화가 이처럼 전 세계에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아무런 저항 없이 신화를 그대로 예술과 생활로 받아들였기 때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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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말이 있듯 그리스가 수천 년 전의 번영을 오늘날까지 누릴 수는 없겠지만 그 시대의 유적과 유물은 여전히 존재하여 여행객들에게 찬란한 역사에 넋을 잃게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신화의 흔적을 찾아서 고대 그리스인의 열광과 환희, 고통과 좌절로 점철된 뜨거운 삶의 궤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경제위기나 난민사태 등 오늘날 혼돈에 빠진 우리의 삶을 반추하고 새로운 지혜를 탐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예경순 (사)전국독서새물결모임 독서교육연구소 연구원(서울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